며칠 전, 급하게 병원을 갔었다. 내내 쑤셔서 잠을 못자던 왼쪽 옆구리가 난리가 난 듯 아파왔기 때문이다. 너무 아파서 눈물이 주룩주룩 흐르는 와중에도 옷을 골라서 갈아입고 벗어놓은 옷 정리까지 해두었다. 나의 상태를 알고 있던 남편에게 조금 빨리 퇴근해줄 수 없겠냐고 문자를 보냈더니 한시간 반이나 더 있다가 집으로 가보겠다는 답을 듣고는 더욱 서러워졌다. 버스를 탈 수는 없을 것 같아 택시를 타려고 보니 승장강이 너무 멀다. 안그래도 이 낯선 곳이 미친듯이 낯설어 보였다. 앞으로 이런 일이 얼마나 더 많이 있을까.
병원에서는 검사를 해보더니 산부인과적으로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을 것 같다고 하였다. 너무 아프면 내과로 가야할 것 같은데 일반내과에서는 만삭의 산모를 받아주지 않기 때문에 대학병원 같은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했다. 그 사이 남편이 병원에 와 있었다. 눈물이 주룩주룩 흘렀다. 내 옆구리는 누우면 더욱 아파와서 서 있어야 한다. 며칠을 잠을 설쳤고 그날은 거의 잠을 자지 못해 더욱 상태가 안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그 전날 출산 육아 용품을 사느라 많이 걸은 탓도 있었고.
다행이 지금의 나는 극심한 통증에서 벗어나 그냥 통증에 시달리고 있을 뿐이다. 잠을 설치는 일은 여전하고 되도록이면 무리하지 않도록 빈둥댄다. 엄청난 위통도, 다리저림도, 온 몸이 멀쩡한 데가 없다. 이제 나는 드디어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러고도 앞으로 몇주나 더 있어야 하다니. 숨을 잘 쉴 수 없다는 게 신기하다. 몸을 숙일수도 허리를 굽히는 일도 너무 어렵다. 심지어 앉았다 일어나는 일마저. 어떻게 있어도 불편하다. 세상의 모든 불편들이 나의 몸에 내려앉은 기분이 든다. 앞으로 다가올, 내가 평생 감당해야할 한 존재의 무게감을 맛보게 해주는 예고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