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열음: 음표 탕후루
클래식 다이빙 2 _손열음 피아노 리사이틀 후기
클래식 다이빙
1. 사계 탐구 _임윤찬 피아노 리사이틀 예습
2. 여러 피아니스트들의 사계 _임윤찬 피아노 리사이틀 예습
3. 사랑의 꿈을 사랑 _임윤찬 피아노 리사이틀 후기 / 서울 예술의 전당 2024.6.22.
클래식 다이빙 2
1. 손열음: 음표 탕후루
2. 루간스키: 공무원 앙버터
3. 키신: 호텔 레스토랑 총괄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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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에 흠뻑 빠져 지낸 올 한 해!
클래식에 입덕하게 된 계기부터 공부했던 음악들, 좋았던 음악들에 대한 감상을 모아 13개의 글을 남겼다. 작년 뮌헨필과 임윤찬의 협연을 본 후기, 6월에 보았던 임윤찬의 리사이틀에 대한 후기도 담겨있다. 그 이후, 계촌 음악축제에서 본 김선욱, 조성진의 공연과 더불어 총 3개의 리사이틀을 더 관람하였다. 손열음, 루간스키, 키신 세 피아니스트들의 연주를 듣고 온 소감을 총 3편에 걸쳐, 한 해의 마무리로 남겨본다.
올해의 티켓들!손열음: 음표 탕후루
10월,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손열음의 피아노 리사이틀. 요약하자면 나에게 손열음 피아니스트는 음악과 함께 걷는 사람으로 다가왔다.
https://youtu.be/8Snt6anxb8I?si=hfXovSdKBPLYJK4R
드물게(사실 처음이야!) 마이크를 잡고 등장했는데, 친구들이나 후원자를 모아두고 작은 소품곡들을 연주하며 즐기던 원래 의미의 리사이틀처럼 꾸리려는 의도를 밝혔다. 항상 리사이틀을 보면서 왜 이곡을 선택했을까, 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듣고 싶었는데, 연주자 본인이 직접 밝혀주니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
1부는 피아니스트라는 직업 자체를 처음 정의 내린 베토벤부터 시작하였다. 제자 계보로 체르니와 리스트, 질로티, 라흐마니노프까지 연주했는데 체르니의 곡이 가장 좋았다. 중간에 다른 관객 분들도 설명을 들으니 훨씬 좋았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2부는 고전주의부터 낭만파, 인상주의, 샹송을 거쳐 할리우드까지 총망라하였다. 4월의 파리, 오래된 소나타, 플레이 피아노 플레이 중 세 곡의 모음이 기억에 남는다.
반짝반짝이 날은 파지올리 피아노를 사용했다고 한다. 인스타에 직접 피아노를 고르는 영상을 올려두어서 알 수 있었다. 음악을 좋아하는 마음과 선택들은 우직하지만, 연주 자체는 전체적으로 얇은 설탕 코팅 같은 섬세함이 느껴졌다.
덤덤하고 과하지 않은 어조에 정말! 아름다운 글리산도라니! 아르페지오를 할 때는 얇은 설탕 코팅을 바삭하게 음표에 입히는 탕후루 장인의 손길이 느껴졌다. 블루베리부터 통 귤까지 다 말아드립니다! 깔끔하게 도르륵 굴러가는 음들의 향연에 귀가 행복했다. 영상으로만 보다가 실제로 보니, 건반에서 손가락을 떼는 포즈도 인상 깊었다.
앵콜은 쇼팽의 왈츠와 사랑의 슬픔을 포함해 총 5곡을 연주하였다. 그만큼 여러 번 나와서 인사를 했는데, 덕분에 손바닥 운동도 실컷 하고 서로 아쉬운 마음이 느껴졌다.
옷과 음악이 너무! 잘 어울렸다 심지어 중간에 갈아입으심b관객으로서 클래식 공연 자체에 아쉬웠던 점들을 싹싹 긁어줘서 만족스러웠다. 프로그램 북도 직접 썼다고 하고, 곡의 구성도 다채로운 데다가 짜임새로 인해 설득력이 있었다. 그저 좋은 곡들의 모음집 느낌보다는 기획자로서의 선택, 소믈리에의 추천 같은 계열로 다가왔다. 유튜브에 플레이리스트도 있어서 궁금한 음악을 찾아 들을 수 있는 친절함까지! 공연 전에는 연주할 음악가를 한 명씩 인스타에 소개하기도 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음악을 정말 좋아하시나 봐요!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 진다.
https://www.youtube.com/watch?v=ABIqYsSRLc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