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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우 Jun 14. 2016

뉴욕, 라이카로 본 시선

Volume 26.  냉정과 열정 사이

Volume 26.  냉정과 열정 사이





냉정과

열정 사이의 시선








지금으로부터 11개월 전,


같은 취향과

같은 취미를 가진

부부로부터

재미있는 기획이 나왔다.

그것은 바로 콜라보레이션.


정체성과 스타일을

되짚어 보자는 의미에서

시작하게 된

부부 사진 전시회.






부부의 같은 듯 다른 시선으로 만들어진 콜라보레이션 전시.




일전에 <뉴욕, 라이카를 본 시선> 포토에세이를 통해 글을 적어두었던 <Volume 5. 뉴욕의 겨울, 그리고 연기>의 기록 중에서 나는 이렇게 말했었다.


"....... 우리는 라이카를 하나씩 손에 들고 같은 장소에서 도시의 모습에 대하여 사진을 찍는다. 그녀가 찍은 사진을 보면 언제나 감성적인 스토리가 녹아있다. 나와는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타입인데, 쉽게 정의하자면, 그녀의 사진에는 언제나 따뜻함이 묻어난다. 내 쪽의 사진은 그것에 비해 차가움이 많이 담겨 있다 - 감정이라는 것이 한 사람만 느끼는 단순한 내적 표현이 아니라는 것이다 - 같은 공간, 같은 시간속에서 그 순간을 기록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기질과 성향이 고스란히 사진의 결과물로 반영된다는 재밌는 사실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사진이라는 것을 통해 자기표현 과정을 경험하는 행위는 개인의 정체성을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나가는 최고의 접근방법이란 생각이 들었다......  정체성이 무의식 중에 사진으로 표현이 되었다면 그 스스로의 정체성을 통해, 의식적인 자기만의 스타일을 가지게 될 수 있다....."






오프닝 케이터링을 손수 준비한 정수현 작가






6월 11일. 부부의 결혼 5주년날.

그렇게 시작된 사진 전시 오프닝 리셉션


관객을 기다리는 정수현 작가



고백하건대,

라이카 코리아 본사에서

개인전 persona를  

성황리에 마치게 된 덕분에,

내 작품이 고맙게도

이곳 갤러리로부터 많은 부분 인정을

받았던 점도 없지 않다.



베스트 커플상 1
베스트 커플상 2



이번 전시는 뉴욕을 통한 두 사람의 경험과 성찰의 기억들에 관한 것인데. 사진의 철학과 사진의 콘셉트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관객에게 전달되는 것이 있다는 생각이다. 그것은 바로 기억의 힘이다. 나는 개인의 기억- 누가 나와 상관도 없는 개인의 기억에 관심이나 가지겠는가 - 을 전시를 통해 언급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 단지 기억이라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이유는 저마다의 도시기억을 소환 하자. 라는 것이었다. 내가 정의하는 기억 - 아이러니하다면 아이러니지만 우리의 기억은 하물며 어제의 기억도 다르게 해석되고 왜곡된다 -이라는 것은 언제든지 기억하고 싶을 때 꺼내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기에.





베스트 커플상 3




우리는 살면서 수없이 많은 여행을 한다.

그리고 여행지에서의 기억이 바래지 않도록 - 자기만의 언어로 - 사진으로 기록한다. 그렇게 우리는 모두, 우리만에 - 고유한 개인의 - 시선으로 여행의 순간을 담고 기록하는 과정을 통해 여행의 기억을. 도시의 기억을. 나아가 삶의 기억이라는 것을 유지하는 것이다.





좋아하는 이정우 작가와 민정 작가 부부와 함께한 수현 작가. (내년에 정우 작가와 저는 재밌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갤러리를 찾은 모든 분들이

두 사람의 시선을 통해

잠시라도 잊혔던

각자만의 도시를.

(뉴욕이 아니라고 한들 어떠하리!)

그 도시의 기억을 회상하고

다시 꺼내 쓸 수 있도록

기억의 힘을 소환하길 바란다




베프 일본(?) 부부가 가장 마음에 들어 했던 정수현 작가 작품 앞에서



재밌게도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은 -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한 사진이 있다 - 아내의 사진이었다. 그리고 나 역시도 개인적으로 내 사진보다 아내의 사진 스타일이 따뜻해서 좋다.


평소 존경하는 지인이 방명록에 적어둔

'냉정과 열정 사이의 시선'

딱 이번 전시의 성격을 무척이나 잘 표현해 주셨다.

이번 전시 가장 인기작은 위 사진 속 작품은 아니기에, 갤러리에서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




6월 9일 - 22일 반도갤러리( 구 이룸 갤러리) 전시









끝으로 공감 가는 말이 있어서 남긴다.

라이카를 만나기 전, 아마추어에 지나지 않았던 나는 라이카를 만나고 이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자. 아. 를   고. 민. 하고

현. 재. 를   마. 주. 하며

미. 래. 를   준. 비. 하고 있기 때문에





라이카 카메라 아시아-퍼시픽 지사장은 한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사진 찍는 주체, 즉 포토그래퍼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겁니다. 우리는 카메라를 팔려고 드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사진을 좋아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인간적이고 감성적인 접근이죠. 이렇게 더디지만 진심으로 천천히 가다 보니 100년에 이르렀어요.”








Korea  |  SEOUL  |  2016  |  ©Hyunwoo Kim  















이번 기억은 저 스스로와 약속이자 이 에세이의 본질이었던 사진 한장으로 풀어나가기.의 형식을 유지할 수 없었습니다. 변명이라면 변명이겠지만 이번만큼은 스핀오프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부부 사진전은 22일까지 이어집니다.

저는 금요일과 토요일 갤러리에 있을 예정입니다.

특히 토요일인 18일에는 두 사람 모두 나와 있어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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