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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우 Jul 20. 2016

# 02. 선택에 관하여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게









인생은 B(brith) 와 D(death) 사이의 C(choice)이다

















프랑스의 대문호이자 철학자였던 샤르트르는 인생을 이렇게 정의했다. 이보다 인생을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가 있을까. 인생은 선택의 연속일 수밖에 없지 아니한가.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무수히 많은 선택에 기로에 서야 하며, 매 순간마다 결정을 해야만 한다. 그렇게 최종적으로 선택한 결정으로 하여금 우리의 인생은 보다 자유로워야 한다는 생각을 보태어 본다.


샤르트르의 실존주의 철학에는 한 가지 출발점이 있었다고 한다. 그가 존재하던 2차 세계대전의 전후 시대 속 사람들은 전쟁을 경험하게 되면서 인간의 존재에 대한 참혹함을 마주하였다. 이로 인해 합리주의적 관념론에 대한 회의와 반발이 거세게 일어났다. 그리하여 인간에게는 타인으로 인한 의지가 아닌, 자기가 원하는 형태의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갈 절대적 자유가 있다고 사르트르는 생각하게 되었다. 결국 인간이라는 것의 존재 의미와 실존에 대한 철학적인 접근이 실존주의 철학이라는 것이다.




뜬금없게도 잘 알지도 못하는 철학 - 평소 나는 철학책을 자주 읽는 편이지만, 고백하건대 읽어도 읽어도 도무지 진도가 안 나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밑줄까지 그어가며 읽고 있다 -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실 실존주의 철학과 내가 하는 사진은 멀리 있는 관계가 아니다. 결국 내가 원하는 퍼스널 다큐멘터리라는 것이 인간의 실존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원하던 원치 않던 어느새 이렇게 형성 - 믿기 어렵겠지만 정말이지 정신을 차려보니 내쪽에서는 이러한 주제 의식이 형성되어 있었다 - 된 내 자아는 어쩌면 아티스트가 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던 것이 아닐까.







우리는 자신이 가진 고유한 성질을 구현시키듯 끊임없이 스스로의 선택을 한다. 동시에 선택한 결과에 대한 책임감을 오롯이 가질 수 있을 때, 비로소 타인으로부터 분리되어 진정 자유로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것이 '실존주의' - 이것은 보다 넓은 개념의 철학이지만, 내가 주목한 것은 타인으로부터 벗어난 독립적인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이며, 그것에는 언제나 책임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 로 부터 내가 영향을 받은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선택하기에 앞서, 이 세상에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이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어쩌면 나는 혹은 우리는 애써 적절한 변명과 함께 적당한 선택을 하고 주어진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FRANCE  |  paris  |  2016  |  ©Hyunwoo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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