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저마다의 마음속에 두 마리의 늑대가 있다.
선한 늑대와 악한 늑대.
내가 어느 쪽에 더 많은 먹이를 주고 있는가에 따라 녀석들은 먹이 다툼을 하게 된다. 결국 최종적으로 많은 먹이를 섭취한 녀석이 내쪽으로 이를 드러내며 나를 유혹한다. 인디언 명언이다.
그런 날이 있다. 때로는 술이 맛있다는 핑계 - 그렇다. 누군가의 말마따나 레드와인은 언제나 옳다 - 로. 혹은 딱 이 정도 공기의 둔탁한 질감을 핑계로. 혹은 그루브한 음악을 듣다가 가사가 아닌 멜로디에 빠져들어서. 괜스레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게 된다.
와인을 마실 때 세상이 전과는 다르게 보일 때가 있다. 새로운 영감을 주는 경계선이 허물어지면서 어떠한 문- 이런 표현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단어이다 - 이 열리게 된다. 그리고 이면에 감춰진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상태가 되는데, 이렇게 나른해진 기분에 몽롱해져 있을 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경쾌하지 못한 신호음을 마주한다. 과연 나는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달리기를 할 수 있을까.
숙취로 해장런을 한다는 게 얼마나 고약한 행동인가. 성취감을 위해 달리기를 하는 건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달리기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우스갯소리로 와인을 더 많이, 오래 마시기 위해 달린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한 가지 분명한 건 나름대로 의미 있는 오전의 루틴대로 하루를 보내려고 노력을 한다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