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 권하는 냐옹이 Feb 21. 2023

이야기의 힘을 믿나요? 『픽사 스토리텔링』

픽사 스토리 전문가가 전하는 9가지 법칙

스토리텔링은 사람의 마음과 행동과 철학을 바꾸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왜 그럴까?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고 난 다음에 결심을 굳히기 때문이다. 실제 인물이든 허구 인물이든 특정 캐릭터가 신뢰할 만한 변화를 보일 때 관객도 변화한다.


당신이 본 영화 중 여러 번 다시 봐도 질리지 않는 영화가 있다면?


지인들과 영화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 추천하는 영화가 무엇인지 질문을 받으면 빼놓지 않고 선택하는 영화 중 하나가 <빅 피쉬>다. 이완 맥그리거라는 배우에 대한 관심도 한 가지 요소이나, 무엇보다 (내 짧은 소견으로는) 스토리텔링이 가장 잘 구현된 영화라는 점에서 참으로 매력적인 영화이다.


이 책은 픽사에서 20년 간 스토리 제작자로 근무하며 <토이 스토리>,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업>, <라따뚜이> 등 애니메이션을 만든 매튜 룬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 법칙을 설명한 책이다.


스토리 없이 통계자료나 데이터와 정보를 접할 때, 10분만 지나도 우리에게 남는 건 5% 정도의 정보뿐이라고 한다. 반면 인지심리학자 제롬 브루너(Jerome Bruner)에 따르면, 사람은 스토리를 통해 정보를 접할 때 22배나 더 잘 기억한다고 한다. 


어렸을 적 읽은 동화책의 내용을 지금도 기억하는 것도 스토리의 힘일 테고, 아주 먼 과거 인류가 남긴 동굴 속 벽화도 어쩌면 인간과 스토리의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입증하는 근거일 수 있다. 광고도 마찬가지다. 기능과 스펙을 강조하던 시대는 지나고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내려는 광고기획자의 고뇌가 보이지 않는가.





여기서 중요한 질문을 떠올려보자. 누가 당신의 청중인가? 당신이 유대감을 쌓으려고 노력하는 대상은 누구인가? .. 스토리를 전달하려면 청중의 열정, 고민, 습관, 특이점 등을 알아야 한다. 이런 정보가 없다면 아무리 좋은 스토리를 만들어도 대상과 상관없는 이야기만 늘어놓게 된다.

좋은 스토리텔러가 되는 건 쉽지 않다. 물론 줄곳 장난감 가게를 운영해 온 가정에서 자란 저자의 성장 환경이 스토리텔러가 되는데 좋은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재능이 무기가 될 수 있지만 이야기를 구성하는 육하원칙처럼 이야기를 구성하는 요소의 구성력을 높이는 활동과 노력이 핵심이다. 스토리라는 건 말하는 사람만이 아닌 듣는 사람이 있을 때, 그리고 듣는 사람이 공감할 때 진정한 가치가 생기는 법.


비즈니스 세계에서 무엇보다 고객의 니즈가 중요하듯 스토리 제작자에게도 결국 청중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건 매한가지다. 직업으로써 스토리 제작자를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스토리텔링은 인간관계나 대화법과 연관해서 중요한 요소임을 다시 한번 짚어볼 수 있었다.





스토리의 본능은 인류와 수천 년 동안 함께한 본능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수영하는 법을 잊듯이 이야기하는 법도 잊을 수 있다. 물론 몇 가지 간단한 도구와 명확한 지침을 익히고 약간의 훈련만 해도 뛰어난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다.


저자는 스토리텔링은 결국 노력과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왕도가 아닌 정도를 걷는 노하우를 전달한다.

그중 누구나 쉽게(?) 도전해 볼 수 있는 메시지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책에는 이 외에도 몇 가지 방법이 더 담겨 있다).


매일 글을 쓰자

짧게 쓰든 푹 빠져 정신없이 쓰든 서툴게 쓰든 상관없다. 그저 쓰면 된다. 매일 글쓰기 시간을 따로 확보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글쓰기 비중을 넓히자.


다양한 글을 읽자

좋은 작가는 좋은 독자다. 다양한 글을 읽자.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를 찾아보자. 앉아서 글을 쓰기 20분 전, 닮고 싶은 작가의 글을 읽자.


글쓰기 시간을 확보하자

머리가 상쾌하고 활력이 넘칠 때 글을 쓰자. 이른 아침이든 늦은 밤이든 운동한 다음이든 상관없다. 집중력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을 마음의 대기실에 잠시 넣어두자.


글쓰기에서 가장 힘든 건 처음 10분이다

10~30분 정도 짧은 시간 안에 글을 쓰자. 꾸물거리지 말고 곧장 모니터나 노트 앞으로 간다. 처음에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나 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생각나는 대로 쓰고 그다음은 그 순간을 좀 더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아무 소재도 없이 시작하는 것보다 뭔가 쓸 거리가 있는 편이 훨씬 시작하기 쉽다. 글을 다 쓰면 다시 검토하고 수정하고 새로운 영감을 찾자.


얼핏 간단해 보이는데 지속하는 건 쉽지 않다. 의지를 갖고 루틴을 지키는 자, 그대들이 결국 목적지에 도달하리니.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와 다르지 않은 세계, 『동물은 어떻게 슬퍼하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