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윤아 Apr 18. 2023

위기의 순간에 알게 되는 진짜 내 사람들



평소에 가깝게 지내던 멀게 지내던

내게 위기가 닥치거나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가, 지인들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올 때가 있다


나는 아직 30대라 그런 상황을 많이 격진 않았지만

몇 달 전 그런 어려운 순간이 있었다

돈에 대한 사고였는데 정말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지인들에게 전화를 해서 도움을 부탁해야 하는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급박하고도 힘든 순간이었다


그 문제가 당장 그날에 해결되지 않으면 그 뒷 일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소송에 휘말릴 수 있는.. 다리가 후들거리고 등에 식은땀이 나는 순간이었던 것 같다



정말 하고 싶지 않은 말이었지만

지인들에게 전화를 해서 돈을 빌려줄 수 있겠냐고 물어야만 했는데

평생 처음 돈을 빌려보는 순간이었고 정말 하고 싶지 않지만 그날에 당장 그 큰돈을 구할 방도가 없었다


예전에 엄마가 우리 집이 어려웠을 때 카드대출도 더 이상 안되어 신용불량자가 되었을 때..

돈을 빌릴 때 이런 마음이었을까..


결국 여러 명에게 결국 돈을 빌렸고 그날에 급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이런 사고가 생겨서 급히 돈이 필요하다는 전화에

누군가는 예적금을 깨서 보내주었고

누군가는 마이너스통장으로 돈을 대출하여 보내주었고

누군가는 꽁꽁 숨겨두었던 비자금을 꺼내어주었고

누군가는 그리 친한 사이가 아님에도 모아 두었던 목돈을 보내주었다


그리고 누군가는.. 생각해 보기는 하였으나 결국 이러저러한 사정을 대며 돈을 빌려주지 못했다


그 잠깐 하루 사이에 많은 것을 깨달았던 것 같다

평소에 나는 “요즘 같은 시기에 누가 지인에게 돈을 빌리나 은행 가서 대출하면 되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고.. 나 같아도 적지 않은 돈을 다른 이에게 빌려주기가 너무 어려웠을 것 같다

많이 망설였을 것 같다


그래서 정말 정말 고마웠다

사정을 이해해 주고 그날 바로 돈을 빌려준 그 사람들이, 그 마음이 너무도 고마웠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위기에 직면한 나를 안타까워해 주며 걱정해 주며 도움을 기꺼이 주고자 한 그 사람들



위기를 겪고 나면

누가 정말 내 사람인지, 누가 정말 도움을 주는 사람인지 명확히 알게 되는 것 같다

고맙고 미안하고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한 그런 사건이었던 것 같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꽤 멀리 떨어져 있을 장례식장에 누가 와주려나?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누가 와줄 것인지 벌써 알 것 같다


참 고맙다

다 갚았지만 평생 정말 정말 고맙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 꼭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를 낳아야만 한다는 잔소리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