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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윤구 Jan 20. 2022

드디어 바둑 9단이 됐다

안티를 만들러 떠나는 여행

바둑을 배운지 15년 정도 됐는데 난생 처음으로 타이젬이라는 바둑사이트에서 9단을 찍었다.

사실 친한 동생의 지도로 잠깐 반짝했을 뿐 얼마 못 가서 다시 내 자리를 찾아올 예정이지만 기우인이라면 누구라도 선망하는 '9단 타이틀'을 달아서 잠깐이나마 우쭐했다.


9단을 달고나서 첫 판을 뒀다. 9단들 간의 승부는 팅이 가능했는데, 연전연승으로 9단에 올라온 나를 높게 샀던 건지 나에게 팅한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9단의 벽은 높았고 처참하게 졌다. 그리고 패배와 동시에 메시지로 욕을 엄청 먹었다.


'그것도 바둑이라고 두냐'

'유리한 초반을 못 지켜서 지냐'

'9단이 아니라 9급 아니냐'


뿐 만 아니라 나 때문에 돈 날렸다며 날아오는 육두문자까지.


신기했다.

내 바둑을 보는 사람이 있구나.

8단일 때는 아무도 관심도 안 갖더니 꼴에 9단이 되니 관전에 팅에 육두문자까지 난무하는구나.


안티가 없다는 것은 마이너함의 반증이라고 누가 그랬더라, 그렇게 본다면 아직 내 일로서는 한참 마이너함을 느낀다. 아이러니하게도 안티가 생길 날을 향해 나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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