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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선 Nov 22. 2020

힙한 시골마을, 일본 가미야마 '마을의 진화'

이런 시골이라니 너무 재미지겠어! 


지난 9월 정훈이 부산청년 주간행사의 행정안전부 부대행사로 기획된 ‘청년정책 콘퍼런스' 에서 우동사(우리동네사람들) 사례발표를 하고 받아온 책 <마을의 진화>. 

최근 동네에서 시골살이에 대한 이야기들도 많이 나오면서, 어디로 가고 싶은가? 가서 어떻게 지내고 싶은가? 하는 이야기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자연환경도 중요하고, 사람이라는 인적 환경도 중요하고, 또 시골생활을 지지하고 응원해줄 지역의 인프라와 사람들의 요소도 중요하겠지. 


경주, 산청, 강화 등 몇몇 후보지들이 언급되는 가운데 과연 5년 뒤 10년뒤 지금의 우동사 사람들은 어디에서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까 생각해보게 된다.


 그런 시골살이, 특히 지역에서 마을커뮤니티를 이루며 지내고 싶은 이들이, 지역커뮤니티에 대한 구상 혹은 상상을 하는데 참고하면 좋을 책이다. 도쿠시마현 시코쿠 지역의 가미야마라는 마을이 일본의 대표적인 소멸가능도시에서 어떻게 수많은 이주민이 드나들고 도시로부터의 정착민이 생기는 지역이 되었나. 그 과정에서 서로 대립이나 배척없이 조화롭게 지역에 스며들어 활기가 생기게 되었는지 과정을 소개한 책이다.  




읽으면서 몇가지 재미있는 지점들을 정리해본다. 


1. '가미야마의 기원은 실리콘밸리' 

 IT 회사들이 가미야마에 입주하게 된 이야기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런 시골에 IT회사를 유치하다니! 또 이런 시골마을에 이전을 할 생각을 하다니, 신기한 일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쾌적한 자연환경 속에서 엔지니어들이 창조적인 일을 하며 새로운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습니다. 매우 이상적인 환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70년 된 옛집을 개조하여 IT기업들의 위성사무실을 유치한 가마야마랩, 15개 기업이 입주한 위성사무실 콤플렉스 등, 시골건물에서 최첨한 업무가 이루어지 재미있는 광경이다. 쾌적한 자연환경을 가진 시골에서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일자리 환경을 만드는 시도들.

얼마전 카카오에 다니는 친구랑 이야기나누다가 네이버 다니던 시절 생각도 나며, IT회사의 정서적 긴장감, 생기없음, 윤기없는 인간관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는데, 이런 모델이 참고가 되어 재미있는 프로젝트들이 생기면 좋겠다 싶다. 다음의 제주본사이전이 2012년으로 곧 10년차가 된다. 가미야마의 사례와 다음의 제주 본사 이전 사례와 비교한다면 어떻게 볼 수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지역공헌 따위는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런 일보다 이 마을에서 그쪽 회사의 일이 도쿄와 다르지 않게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보는 게 더 좋아요.' - 이전을 고민하는 IT기업에 그린밸리의 대표인 오오미나미상이 한 말 



2. '무(無)를 전제로 생각하다' 

또 하나는, 있는 그대로에서 시작한다는 점. 상황을 포장하거나 하지 않고 지금 상황을 그대로 전하고, 하고 싶은 것을 전하고, 거기에 맞는 사람이 만나져서 일이 성립되는 과정이었다. 여러 가지 프로젝트들이 진행되는 과정이 꽤 심플한 느낌. 물론 책에 소개되지 않은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겠지만. 


  '만족할만한 시설을 원한다면 가미야마는 당신이 찾는 곳이 아닙니다. 풍족한 자금을 원한다면 가미야마는 당신이 찾는 곳이 아닙니다. 그저 일본 시골 마을에서 마음 따뜻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사람 중심의 프로그램을 찾고 있다면, 가미야마야 말로 당신이 원하는 장소임에 틀림없습니다' 

 - 아티스트 레지던시 공모 글 중에서 -


3. '가미야마 마을은 왜 계속 진화할까' 

책을 읽는데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계속 나온다. 일본 이름들이 어찌나 많이 나오는지... 계속 뒤적뒤적 거리며 앞에 나온 사람이랑 같은 인물인지 찾아보게 된다. 프로젝트들이 소개될 때마다, 그것을 진행한 수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그 사람이 여기 오기까지의 과정, 어떤 과정에서 프로젝트들잊 진행되었는지 소개한다. 결국 모든 건 사람이 모여서 , 그 사람들의 기운과 바램으로 무언가 이루어지는구나 싶다. 
가미야마 마을이 계속 진화하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하고 싶은 것들이 연결되고 거기서 활력이 생기고 결과적으로 프로젝트로 드러나는.  책도
 프로젝트들을 진행한 사람들을 소개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쓰였다. 중간중간 사람들의 인터뷰를 많이 소개되어 있다. 


'내가 무엇보다 재미있다고 생각한 것은 가미야마에서 만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사람에 초점을 맞추자고 생각했습니다. ' - 홈페이지를 만든 니시무라씨 인터뷰 중에서 


'처음부터 이런마을로 바꿔보자 하는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닙니다. 오히려 '결과적으로' 라는 말이 제일 어울리겠네요'   -오오미나미씨 인터뷰 중


이 외에도 민관연대의 새로운 모델 - 가미야마 연대공사 (神山つなぐ公社) 이야기도 모델로서 참고할만하다 싶다. 푸드프로젝트의 작은것과 작은 것의 연결의 여러 사례들도 참고한다면 재미있는 프로젝트들을 만들어볼 수 있을 것 같다. 

'행정기관에서 할 수 없는 유연한 발상과 방법으로 필요한 시책을 신속하게 시행하기 위한 민간 조직이다' 


수많은 IT기업들이 입주하고, 지역컨텐츠로 모노즈꾸리 아이템이 개발되고,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식당이 생기고, 소규모 생산과 소규모 소비를 연결하는 푸드 허브 프로젝트가 생성되고, 지역의 나무로 지역사람들이 건축을 하며 다시 임업, 제제소, 목수의 연결이 살아나는 과정. 사리질 뻔한 농업학교가 프로그램이 바뀌고 학생들이 지역에서 여러 시도들을 해보는 과정, 레지던시 프로그램, 하나씩 들어서는 식당들, 도쿄 오사카 등 도시에서 사람들이 유입해서, 지역 주민들과 조화롭게 어울리는 마을이 되었는지 등등... 


커뮤니티가 활력을 갖게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술술 읽힌다

 


(좌) 위성사무실 가미야마랩/ 사무실 콤플렉스 (우)메이커 스페이스/ 식당 가마야
가미야마가 알려지게 된 유명한 사진이라고 함. 개발자가 계속에 발담그고 일하는 모습.
(좌) 그린밸리 창립멤버들 사진   (우) 메이커스페이스 중심멤버들 사진
(좌)푸드 허브프로젝트 구조도  (우) 가미야마에 입주하거나 위성사무실을 둔 IT기업들



가미야마 연결공사 유투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NN20kQqqYi1j2DVTOemeEg 

가미야마 동사무소 유투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9gLFmNfmgepySFt6HNoFFw 


우리동네사람들 기사 

우동사, “주거부터 일까지, 무엇이든 함께하면 삶이 윤택해집니다”

우리동네사람들, 일·놀이·배움·주거 함께하는 공동체

공동생활로 경제성 확보하고, 고민의 시간은 늘리고

사회적기업 전환 계획...“청년들 회복과 도전의 공간 될 것”

https://www.eroun.net/news/articleView.html?idxno=20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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