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강릉 3월의 영종도 5월의 제주도
"바다 좋아하지?"라는 말을 많이 듣고 "바다 너무 좋아!!" 라고 많이 말했던 2018년. 올해는 유독 바다에 많이 갔고 바다를 더 사랑하게 됐다.
올해의 바다들과 짤막한 바다 여행기
바다를 보러 간 건 아니지만, 어김없이 바닷가에서 하염없이 파도를 보다가 돌아온 강릉. 어딜 가도 보이던 수호랑과 반다비가 귀여웠고, 따뜻한 동남아의 바다가 그리웠지만 차 안에서 보는 비 오는 강릉의 겨울 바다도 좋았고, 해변을 끼고 달리던 드라이브도 좋았다.
어둑하고 을씨년스러운 겨울 바다, 바람도 미친 듯 불고 아무리 껴입어도 추운 겨울 바다. 그런데도 그 시린 물빛이 가끔 아른거린다. 바다는 언제나 그리운가 봐.
엄마랑 고모랑 갔던 영종도 네스트 호텔. 엄마가 갑자기 친구가 다녀왔다던 네스트 호텔이 가고 싶다고 했고, 아빠가 출장 갔을 때 그맘때쯤 집에 자주 놀러 오던 고모와 함께 셋이서 호캉스를 가기로 했다.
룸 컨디션도 좋았고 날은 추웠지만 바다가 찔끔 보이는 작은 노천 풀에서 수영도 하고 바닷가에서 회도 먹고. 우리끼리만 할 수 있는 이야기에 열을 올리고 술 먹고 발개진 뺨은 아직 찬 바닷바람에 식히고.
방에서 마시기로 한 와인이 맛이 없어서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즐거웠지
연차 하루 내는 것도 눈치 보던 쪼렙 사원은 조금 더 자신의 권리를 잘 챙기는 사원으로 진화했다! 석가탄신일 샌드위치 연차를 내고 다녀온 제주. 오랜만에 혼자 떠나는 여행, 오랜만에 가는 제주라 무척 설렜다.
면허 없는 뚜벅이라, 가고 싶은 곳들이 모여있는 곳에 숙소를 잡아야 했다. 예전에도 함덕에 숙소를 잡고 제주를 여행한 적이 있지만, 그때는 차가 있어서 오히려 멀리멀리 다녔다. 함덕에는 서점도 있고 꽤 맛있다는 파스타집도, 가보고 싶은 술집도 있었다. 함덕 당첨!
5월 제주는 꽤 추웠다. 바다에 들어갈 수 있으려나 기대하고 수영복도 챙겼건만 말도 안 되는 바람이었다.
바다가 잘 보이는 카페 요요무문에서는 가끔 운이 좋으면 돌고래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는 흐렸지만 예뻤고 돌고래는 보지 못했다. 함덕에서는 만춘서점에 들러 책을 잔뜩 샀는데, 이날도 만춘서점에서 산 <아무튼 외국어>를 바다가 잘 보이는 창가에서 읽었다. 책도, 당근케이크도, 바다가 예쁘게 담기는 창가 자리도 좋았다.
하염없이 해변 도로를 걷기도 했지.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던 때라, 걷다 보면 생각이 좀 정리될까 싶었지만, 걷고 파도 소리를 듣고 바다를 보느라 아무 생각도 떠올리지 못했다. 날씨가 좋지 않아 바다는 거셌고 성난 파도 소리에 왠지 조금 숙연하고 심란한 기분으로 걸었던 것 같다. 종일 바다를 옆에 두고 걸었더니 귓가에 계속 파도 소리가 들리는 듯했던 5월의 제주.
다음 날에는 세화에 갔다. 언제 그랬냐는 듯 날씨가 너무 좋아져서 신나게 사진을 찍었던 날. 그래도 조금 추워 바다엔 못 들어갔다. 세화해변은 처음 가보았는데, 제주다운 돌 해변과 새파란 바도, 그만큼 파란 하늘이 너무 아름다웠다. 추천받은 노래를 들으면서 바위에 앉아 또 하염없이 바다만 봤다. 돌아가면 힘들겠지 하는 생각에 영상도 많이 찍어두었던 것 같다.
조금만 더 따뜻했다면 자리 깔고 누워 한잠 잤을 텐데, 그러기엔 좀 서늘해서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술 한잔 하며 또 바다를 봤다. 오래 기억해야지, 하고 바라봤던 풍경은 그 마음 때문이라도 오래 남는 것 같다.
떠나려고 마음 먹으면 꼭 바다로 가게 되었던, 항상 바다에 가고 싶었던 2018년,
오래오래 아끼면서 떠올릴 올해의 바다들.
1월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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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3월 5월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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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7월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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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1월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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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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