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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드반 Apr 26. 2020

비포 선라이즈(Before Sunrise)

단 하루, 사랑에 빠지기 충분한 시간

출처 : Daum 영화 (이미지)

감독 : 리처드 링클레이터

주연 : 에단 호크(제시 역), 줄리 델피(셀린 역)

제작 : 1995년, 미국 (2016년 재개봉)

장르 : 로맨스 드라마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 100분
















수다스러운 티키타카 로맨스 영화?

담화관 주제 "어쩌다 사랑"의 첫 번째 영화로 선택된 '비포 선라이즈'를 감상했다. 1995년 제작된 '비포 선라이즈'는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로맨스 영화로 영화를 못 본 사람들도 제목은 한 번쯤 들어봤을 영화이다. "어쩌다 사랑"이라는 주제의 첫 번째 영화로서는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영화는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두 주인공이 오스트리아 빈을 하루 동안 돌아다니며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이다. 감정선의 굴곡이 큰 대부분의 로맨스 영화와 달리 '비포 선라이즈'는 특별한 사건 없이 담담하게 대화를 통해 영화를 전개해 나간다. 그래서 깊은 감성에 빠지는 로맨스 영화를 기대하는 사람들은 어쩌면 지루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두 주인공의 대화는 평범한 연인 간의 대화이면서 평범하지 않은 감정의 표현들이 담겨있어 관객들의 감수성을 수시로 건드리고 설렘을 자극한다. '비포 선라이즈'의 재개봉을 기대한 사람들은 이런 설렘을 기억하고 있지 않았을까?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 대표작과 평점 (출처 : 나무위키) 

영화를 만든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출연자들이 다양한 주제에 대해 떠들어대며 진행하는 슬래커 영화라는 장르를 개척한 영화감독으로 유명하다. 대표작인 '비포 선라이즈'에서도 두 주인공이 서로의 생각을 쉴 새 없이 얘기하는 것이 슬래커 영화의 특징과 비슷하다. 마치 감독이 가진 철학과 생각을 주인공의 입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화가 많은 영화의 특징 때문에 '비포 선라이즈'에게 티키타카 로맨스 영화라는 표현은 너무나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영화의 명장면(1)

영화 초반 두 주인공 셀린과 제시가 함께 레코드 가게에서 음악을 듣는 장면은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이다. 약 1분여 동안 대화도 없고 장면 전환도 없이 오로지 두 주인공의 시선처리와 음악만 있지만 관객들은 두 주인공이 서로에게 설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셀린과 제시가 서로에게 어색한 듯 흥미로워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사랑에 빠질 때의 순수한 감정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일까.. 오스트리아에 있는 이 레코드 가게는 지금도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라고 한다. 

레코드 가게에서 함께 음악을 듣는 셀린과 제시 (출처 : Daum 영화)


관객 입장에서 보면 어쩌면 현실적이지 않은 두 사람의 만남 때문에 조금은 어색한 두 주인공의 관계가 이 장면 이후부터는 매우 편안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장면이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명장면(2)

'비포 선라이즈'는 로맨스 영화지만 영화 속에서 사랑한다는 대사는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감독은 사랑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다.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인 카페에서 셀린이 제시를 앞에 두고 친구에게 가상 전화를 하는 장면은 감독의 이러한 의도를 잘 보여준다. 


1995년에 나온 영화이지만 이 장면은 25년이 지난 지금 봐도 상당히 신선하다. 아마도 많은 연인들이 연애를 한다면 이런 상황극을 한 번쯤 기대하지 않을까?

제시를 앞에 두고 친구와 가상으로 전화하는 셀린 (출처 : Daum 영화)


영화의 명대사

'비포 선라이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영화 속 대화중의 명대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명대사 중 두 주인공이 강가를 걸으며 셀린이 제시에게 건넨 대화는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말이다.

"내가 여기 있는 걸 아무도 모른다는 게 기뻐. 

너의 나쁜 점을 말해줄 사람을 내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도 말야."


여행의 좋은 점 중 하나는 단절이다. 현재 나를 둘러싼 많은 관계와의 단절은 여행을 핑계 삼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기도 하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사랑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관계는 사랑의 감정에 대해 의도와 상관없이 끼어들게 된다. 그것이 좋은 쪽이든 혹은 나쁜 쪽이든.. 아마도 셀린은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현재 느끼고 있는 사랑의 감정을 훼손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영화 후반부에 셀린이 제시의 무릎에 누워 대화하는 장면에서 셀린이 말하는 사랑에 대한 생각은 흥미로운 주제를 안겨주는 명대사이다. 


"네가 아까 커플이 몇 년 동안 같이 살게 되면 상대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고 

또 상대의 습관을 예측할 수 있게 돼 서로를 싫어하게 된다고 했잖아..

난 정반대일 것 같아..

난 상대에 대해 완전히 알게 될 때 정말 사랑에 빠질 것 같거든.."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건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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