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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여 Jun 03. 2022

포인핸드 매거진 에디터 도전기

어린 시절 보그걸과 엘르걸을 읽던 내게 에디터는 선망의 직업이었다. 하지만 꿈은  바뀌기 마련이라 얼마 지나지 않아 호텔리어와 작가, 광고 PD 같은 직업들이 장래희망 칸을 거쳐갔다.


올해 초부터 유료 콘텐츠 플랫폼들을 이용하면서 다양한 브랜드나 인물, 이슈를 소개하는 글을 직접 써보고 단 생각이 들었다. 개인 인스타그램이나 브런치를 이용할까도 했지만 온라인 사이트잡지 등에 내가  글이 실린다면  의미을 것 같았다. 그래서 회사 일과 병행할 수 있도록 객원 에디터에 도전해야겠다 마음을 먹은 차에 포인핸드의 모집 공고를 발견했다.


포인핸드는 유기동물 입양 활성화 및 인식 개선에 앞장서는 소셜벤처다. 일 년에 4번 정도 매거진을 발간하는데 유기동물을 입양해 가족이 된 사례부터 반려동물을 키울 때 도움이 되는 정보나 최근 이슈 등 여러 주제를 다룬다. 글의 형식도 인터뷰, 에세이 등으로 다양하다. 타이밍 좋게도 오는 7월에 발간될 12호 매거진에 참여할 객원 에디터를 모집하고 있었다. 활동 기간이나 조건이 맞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동물권 신장을 위해 애쓰는 포인핸드의 활동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지원서에는 자기소개와 지원동기, 매체 기고 경험 유무, 포트폴리오, 반려 동물이나 유기 동물과 관련된 경험, 매거진에 싣고 싶은 아이템 등을 묻는 문항이 있었다. 매체에 글을 기고한 경험은 없었기에 브런치에 썼던 글들을  가지 뽑아 포트폴리오로 제출했다. 가장 공을 들인  아이템 제안. 지원 당시 제출한 아이템을 실제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는 활동 후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앞서 11권의 책이 발간되는 동안 웬만한 아이템은  번씩 다뤄졌기에 과감히 인터뷰이를 섭외해야 하는 아이템 2건과 자료 조사만으로   있는 아이템까지  3가지를 제안했다.


마감일로부터 4일쯤 지났을까, 객원 에디터에 합격했다는 문자가 도착했다! 에디터로 일하거나 매체에 글을 기고한 경력도 없어 확률이 낮을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외의 소식에 감격스러웠다. 기쁜 마음으로 포인핸드 소속 에디터님과 연락하며 아이템을 논의했고, 제안한 3가지  2가지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첫 번째 주제는 '반려견과 떠나는 캠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캠핑족이 대폭 증가했는데 최근에는 반려견과 함께 떠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반려견이 없으면 예약 불가한 반려견 전용 캠핑장이 있을 정도. 처음에는 필요한 준비물과 유의사항, 캠핑장 등을 소개하려 했지만 내용이 다소 평이할 것 같아 반려견과 함께 캠핑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 위주의 기사로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촬영을 위해 강아지를 키우는 친구하게 급하게 도움을 요청했다. 고맙게도 친구는 자신의 강아지와 친한 베프견까지 섭외해주었고, 촬영 당일 2마리의 강아지는 각자 다른 개성을 뽐내며 모델로서 활약했다. 촬영 시안을 잡는 것부터 소품 구입, 장소 연출, 촬영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었지만 2마리의 반려견과 2명의 견주, 3명의 스텝이 힘을 모아 완성한 사진을 보면서 일에서 느꼈던 것과는 또 다른 성취감과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두 번째 기사는 소셜미디어가 동물 유기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하며 반려 오리를 키우는 분의 인터뷰를 담았다. 우연히 틱톡 해외 계정에서 귀여운 오리 영상이 인기를 끌자, 고민없이 입양한 사람들이 다시 유기를 하는 바람에 보호소에 등록된 오리의 수가 어마어마하게 늘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다. 그래서 국내 사례를 찾아보니 실제 반려동물로서 오리를 키우는 분들도 있고, 분양하는 업체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리는 사랑스럽고 멋진 동물이지만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동물에 비해 사육 난이도가 매우 높고 까다롭다. 그래서 해외 틱톡 사례같은 일이 국내에서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반려 오리를 키우는분을 찾아 인터뷰하기로 했다. 오리를 키우는 사람이 많지도 않거니와 포인핸드의 성격과 맞는 분을 찾기가 쉽지 않았지만 결국! 찾아서 섭외에 성공했다. 이때의 뿌듯함이란. 인터뷰이께서는 버려진 새끼 오리들을 구출한 경험도 있으시고 현재도 반려 오리를 키우고 계신다.


코로나19로 인해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했다. 워드 파일로 2장을 꽉 채워 질문 리스트를 보내드렸는데 무려 21장이라는 방대한 양의 답변이 돌아왔다. 질문 하나 하나마다 마치 어제 일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생생하고 구체적인 경험이 담겨있어서 다 읽고나서는 한편의 아름다운 소설을 읽은 느낌마저 들었다.


지면이 한정되어 있어 아쉽게도 보호자님께서 보내주신 모든 내용을 담을 순 없었다. 하지만 10년 가까이 오리와 인연을 맺고 있는 보호자님의 이야기를 대신해서 전하며, 오리는 어떤 동물인지 소개하고, 반려 오리와 함께 하는 삶은 어떤 모습이며 반려인으로서 어떤 노력을 기해야 하는지 잘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무엇보다 글 전반에 녹아있던 보호자님의 절절한 사랑과 노력이 독자분들에게 생생히 전달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6월 3일 오늘부터 '포인핸드 12호 매거진' 펀딩이 시작되었다. 오리 관련 기사가 대표 기사 중 하나로 채택되어 텀블벅 페이지에 소개되고, 굿즈로도 제작된다는 기쁜 소식! 내가 쓴 원고 외에도 여러 에디터, 포토그래퍼들이 참여한 수 많은 기사들이 유기동물과 입양가족에 대한 따뜻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포인핸드 12호 매거진에 대한 많은 관심과 응원을 기대한다.


매거진 자세히 보기▼

유기동물 입양 문화를 만드는 <포인핸드 매거진> 12호 | 텀블벅

내가 쓴 '우리 집에는 흰뺨검둥오리가 산다' 기사
짧은 웹툰으로도 소개되었다
깩이의 단독 사진과 굿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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