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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희철 Feb 25. 2023

인사평가는 문학평론처럼

: 피드백은 문학평론가 신형철처럼

‘비평’의 새 지평을 연 문학 평론가 신형철 선생에 관해



문학 평론가 신형철 선생을 다룬 롱블랙의 글 <좋은 평론은 정확하게 칭찬하는 것, 쓰는 마음을 말하다를 읽고>을 읽었다. 신형철 선생은 평론이 그 자체로 탁월한 창작이 될 수 있음을 수려한 문장과 섬세한 시선으로 증명한 사람이다. 작가들은 그를 사랑한다. 신형철의 평론은 작가 자신도 알지 못한 작품의 아름다움을 길어내는 사람이기에. 신형철은 좋은 문장가이자, 창작자이자, 큐레이터이자. 그 자체로 장르다.


무엇보다도 그의 평론은 창작자에게도 독자에게도 유익하다. ‘네거티브가 좋은 비평’이라는 통념을 깨고, 비평이 애정과 감동이 담긴 창작임을 증명한 사람이다.



인사평가에서 빠지기 쉬운 함정 “네거티브가 좋은 평가”


신형철, 사랑으로 읽고, 정확하게 쓰기 [한겨레 21, 2022]


인사평가, 피드백 시즌이다. ‘평가’의 시간인 것이다. 평가란 무엇인가. 기준을 갖고 어떤 대상에 대해 ‘평’한다. “A는 00 관점에서 이런 점이 좋고, 00한 관점에서는 저러한 점이 아쉽다.” 대략 이러한 구조를 띈다. 사실 이렇게라도 할 수 있다면 다행이다.


‘평가 = 개선점 지적 = 흠잡기’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흠을 잡아내는 것이 평가자의 탁월함을 증명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네거티브는 날이 서있고, 이를 피하려는 포지티브는 벙벙하다.


어떠한 평가는 ‘솔직함’과 ‘투명함’이라는 명목으로 ‘무례할 수도 있고’, 어떠한 평가는 따뜻하게 말한다는 이유로 대상을 본질을 짚지 못하고 제대로 평하지 못한다. 무례한 것이 솔직한 것은 아니고, 느낀 바를 정확히 말해주지 않는 것이 따뜻함도 아니다.


결국 좋은 평가의 시작은 태도다.


좋은 평가란 애정어린 시선으로 관찰하고, 구체적 근거를 들어 ‘좋은 것은 칭찬하고’, ‘아쉬운 점은 꼭 말해주는 것’이라 본다. 인사 평가도 따뜻하면서도 솔직하고 투명할 수 있다. 그러자면 자세히 보아야 한다. 스냅샷처럼 어떤 사건만을 보고 ‘인상비평’하지 않는 것이다.


논리와 감성의 영역이 있겠으나 둘은 대척점에 있지 않다. 논리적이고 따뜻할 수 있고, 투명하고 정확하면서도 감성을 담을 수 있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 이기 때문에 대상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자세히 보고 조심스레 평하는 것이 좋겠다.


좋은 비평이란 좋은 태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가 대단한 구루GURU이고 엄청난 사람이어서 다른 사람을 평하는 것이 아니다.


다음 신형철 평론가의 말들은 인사평가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첨부한 롱블랙 아티클 중)


“제가 생각하는 좋은 평론은 정확하게 칭찬하는 거예요. 거짓말로 칭찬하는 것도 아니고 나 좋자고 하는 비판도 아닌, 칭찬할 만한 작품을 핵심을 건드리는 정확한 말로 좋다고 말해주는 글.”
“이미 가지고 있는 정답을 가지고 ‘이건 몇 점’ 측정하는 평론이 많아요. 판관 역할을 하는. 비판적인 독해이고 필요한 작업이긴 하지만, 저는 거기에 만족할 수 없는 사람 같아요. 제가 원하는 건 ‘플러스’거든요. 시간을 투자해서 읽는 이것이 가치 있었으면 좋겠고, 그게 내 삶에 뭔가 플러스를 줬으면 좋겠는 거죠. 설사 어떤 부분에서 부족해도 배울 게 하나라도 있다면, 그걸 읽어내려고 하는 게 저는 좋은 비평이라고 생각해요.

그럼 작품이 나에게 주는 플러스를 뭐라고 표현하면 좋은가. 이걸 표현할 어휘가 빈곤해요. 비판을 위한 용어들은 섬세하게 개발돼 있는데, 이쪽은 너무 뭉뚱그려져 있어요. 그래서 흔히들 쓰는 말이 위로인데, 그 모든 게 위로일까. 조금 더 풍성한 말은 없을까. 그걸 찾아내는 게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느낍니다.

비판적 에너지로 흠을 찾아내는 작업 말고, 그 반대편 용어들을 개발하자는 움직임이 해외에서도 있는 걸 보고, ‘내가 하고 싶었던 작업인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분야 이론서들을 보기 시작했어요. 이 작업이 조금 되면, 좋은 비평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또 다른 대답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군요.”




평가를 앞두고 있다. 또 역시 타인을 평가해야하는 시기가 왔다. 

흠이 아니라, 인상비평이 아니라 그가 ‘일’에서 새로운 지평을 맞이할 수 있도록

따뜻한 시선으로 자세히 바라보아야겠다. 내 옆자리 누군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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