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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희철 Jun 09. 2023

일이 너무 재밌어서 놀이 같다면

일놀놀일 : 일이 놀이 같고, 놀이가 일 같은 상태

‘일놀놀일’을 읽고


한줄요약

“일과 놀이와 관련한 25개 단어에 대한 잘 놀고 잘 일하는 일잘러의 생각”


수사를 할 때, 어떤 사건의 ‘진짜 배후’(중요한 역할)으로 ‘몸통’이라는 표현을 쓴다고 한다. 일상에서 일하는 것과 노는 것 어느 것이 우리 삶의 몸통이려나. 잠정적인 결론은..그런 거 잘 모르겠다. 일이 노는 거고, 노는 게 일인 게 아닌가 싶은 순간, 그 경계가 모호해지는 어떤 순간이 있다. 



의경 시절 함께 지내던 경찰 아저씨(“반장님”)가 있다. 이 분은 20대 후반에 순경 일반 공채로 경찰이 되어서 얼마전, 경감으로 승진한 아저씨다. 항상 최단기로 승진을 한 진짜 미친듯이 일하고, 공부하는 이 분한테 100억 쯤 생기면 어떻게 하실 거냐 물어본 적이 있다. 반장님은 그정도 돈이 있으면 퇴사하고 그냥 누워서 쉴 거라 말했지만 나는 왠지 이 분이 그럴리가 없다는 직감이 들었다. 퇴사는 하더라도 분명 ‘생계를 위한 목적이 아닌 일’을 반드시 할 것이다. (경찰 아저씨들은 “우리 회사가 ~” 하는 식으로 자조적으로 직장인 페르소나를 강조할 때가 있다. 퇴사도 그런 맥락)


‘일놀놀일’의 저자들도 꼭 그런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 배민 마케터로 만난 저자 김규림과 이승희는 퇴사 후에도(100억이 생겨서는 아니었다) 무작정 ‘놀기’보다는 “아무 것도 하지 말자”는 백수듀오, ‘두낫띵클럽’을 만들고는 재밌게 이것저것 일했다. 그런데 이쯤 되면 노는 게 일인 건지 일이 노는 건지 모호해 진다. 이들이 말하는 ‘재밌는 일’이 하와이에 가서 휴양을 즐기는 그런 것은 아니겠으나 이들의 일은 꽤나 재미있어 보인다.


만나고 싶은 브랜드와 협업하고, 머릿 속으로 상상했던 일이 ‘내가 일함으로써’ 현실이 된다. 

그러니 일을 안하고 배기겠는가. 최고의 유희인데.

한 인터뷰에서  '재미있는 일을 좋아하고, 일을 재미있게 만드는 것도 좋아’ 한다고 말한 김규림 작가의 말은 이런 뜻이 아닌가 싶다.



‘동료’, ‘성장’, ‘꼰대’, ‘재택근무’, ‘공간’, ‘스크린 타임’, ‘달리기’ .. 
책은 일 또는 일상과 연상되는 단어들을 적고, 그에 대한 생각을 글로 적고 그림으로 그렸다. 그 생각에 자뭇 공감이 되고 어서 일하듯 놀고 싶어진다. 진득이 앉아 읽기도 좋겠으나, 오늘은 석촌호수를 걷다가, 자전거를 타다 멈추어서 읽었다. 그 정도로도 좋은 호흡으로 읽히는 책이다. 


그래서 일상의 몸통이 누구냐고? 일놀놀일이지 뭐야.(일이 놀이 같고, 놀이가 일 같은 상태)

일과 놀이를 굳이 구분하려 애쓰지는 말자.

아 물론 일이 아닌 놀이의 순간이 필요할 수는 있겠다. 일과도 거리를 두어야 나를 더 잘알게 되고 더 멀리 달릴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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