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소화, 차단, 자동화
사람들은 '집중' 해야지,라고 하면서 자신을 방해하는 것을 많이 만들곤 한다.
시간을 맞춰 알람을 울리게 한다거나 (뽀모도로), 스케줄 관리를 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사용한다거나, 할 일을 관리해 주는 서비스를 유료로 사용한다거나 핸드폰을 수시로 들여다보는 습관을 절제하지 못한다거나 하는.
무언가에 집중하기까지 오래 걸리거나 집중하고 나서도 금방 핸드폰을 봐버리는 나.
"나, 지금 뭔가 잘못된 거 아닐까?"
이런 걱정을 할 시간에 집중이나 하지 싶으면서도 우리는 이게 정말 당연한 흐름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세상은 엔트로피(무질서)의 법칙이 지배하고 있으니까.
엔트로피 법칙이란 모든 것은 불확실성과 무질서 쪽으로 흐르며, 질서 정연한 상태를 유지하려면 그걸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법칙이다.
<물리학적 의미의 엔트로피>
- 열역학 제2법칙: 고립된 계(system)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엔트로피(무질서)가 증가한다.
- ex_뜨거운 커피는 식어 주변 공기와 온도가 같아짐 → 에너지가 퍼지고, 질서 정연한 상태에서 더 무질서한 상태로 이동.
이는 심리학 쪽으로 적용해도 동일하다. 그리고 사람의 뇌를 정렬된 '집중' 상태로 끌어올리는 것은 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래서 오래 지속하기 힘들고 쉽게 산만해진다.
<심리학적 의미의 엔트로피>
1. 뇌의 자연스러운 상태 = 산만함 (ex_기본 상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DMN)는 아무것도 안 할 때 활성화 → 과거 회상, 미래 걱정, 잡생각.)
2. 집중 = 질서를 만들기 위한 에너지 투입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이 다른 영역을 억제하고 목표에 맞게 뇌 회로를 정렬.
개인은 쉽게 불안해지며, 산만해지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명상이나 회고 등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명상과 회고를 통한 의식 환기는 에너지로 전환되어 사람들의 집중력을 끌어올린다.
요즘 업무에 집중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을 하며 정리해보고 뇌과학과 신경과학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그럴수록 실제로 내가 느꼈던 것들이 엔트로피 법칙과 연관해서 이해할 수 있었다.
▶ 누구나 한번쯤 느껴봤을 '엔트로피의 법칙'
1. 회사 업무를 하고 나면 내 일을 할 힘이 없어지거나 집중이 안된다.
2. 회사 업무를 하고 저녁에 자기계발을 하려고 하는데 의지력이 약해져 핸드폰이나 OTT만 보고있다.
3. 공부에 집중을 엄청 열심히 하다가도 집중이 깨지면 다시 집중상태로 돌아가기 어렵다.
4. 아이디어가 생각이 안날 때 오히려 잠시 쉬면 더 집중이 잘된다.
우리는 집중하려고 하지만 그동안 엔트로피의 법칙에 따라 무질서의 상태로 가고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또한 우리는 너무 많은 인터넷 콘텐츠와 '딴짓을 하기 좋은 환경'에 노출되어있다. 의외로 우리가 집중하기 위해 사용하는 툴과 장치들 또한 우리를 방해한다.
그동안 나는 이 엔트로피의 법칙을 무의식적으로 인지하고 집중이 필요할 때는 루틴을 간소화하고 있었다. 중요한 일이 있는 날에는 에너지를 다른 곳에 쓰지 않도록 불필요한 일을 극도로 줄였다. 그리고 아침부터 집중이 잘 되도록 핸드폰을 보거나 하는 일을 극도로 줄이고 공복에 운동을 가기도 했다.
스케줄도 인터넷 툴을 통해서가 아니라 다이어리로 관리한다.
▶ 우리의 집중을 방해하는 툴과 장치들의 예시
- 스케줄러 툴
- 핸드폰 알림
- 뽀모도로 시계
모든 것은 잘 사용하면 좋다. 그렇지만 스케줄러 툴과 핸드폰 알림은 보려다가, 끄려다가 다른 SNS 나 콘텐츠 소비로 이어질 수 있기도 하기 때문에 좋지 않기도 하다. 그렇다면 뽀모도로 시계는 어째서 좋지 않을까? 사실 뽀모도로는 집중하기 위해서 45분을 업무하고 15분을 휴식하는 등 의식적으로 휴식시간을 줘서 에너지를 얻고 집중을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건 사람의 업무 방식에 따라 효과가 있고 없고가 다르다. 흔히 뽀모도로를 사놓고 먼지만 쌓이는 경우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도서에서 연구진이 뽀모도로를 활용한 군과, 그렇지 않은 군집의 암기효율을 비교해 보는 실험을 했다고 하는데 딱히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실제로 나 또한 뽀모도로 방식으로 업무를 했을 때 집중이 잘 안 되었고 집중이 한참 될 시점에 시간이 다 되어 깨진 적도 있었다.
최고조의 집중이 가능한 시기는 하루에 2번 온다고 한다. 45분에서 90분 정도를 한 번에 집중할 수 있고 최대 하루 2번 집중할 수 있는데 사람은 집중을 하는 시간이 걸린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글로리아 마크 교수는 통상적으로 집중하는 데에는 23분 15초 정도의 예열시간이 걸린다고 하기도 했다.
1. 잠을 푹 잔다
2. 아침 공복에 운동을 한다
3. 저녁에 자기 전에 오늘 회고와 다음날에 대한 기대를 적어두고 잠에 든다.
4.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 할 일 리스트를 다이어리에 먼저 적는다.
5. 카페에 가서 밀크티가 아닌 허브티를 꾸준히 섭취한다. (졸릴 때 먹을 약간의 당도 옆에 둔다)
6. 가장 업무가 '잘된다고 느껴지는' 특정 장소에 간다 (파블로프의 개처럼 거기를 가면 업무가 잘 집중되는 공간이 있다. 그곳을 찾아간다)
7. 트리거를 유발하는 행동을 만든다.
8. 가장 집중이 잘되는 루틴을 TEST 하고 그 시간에 그 방식으로 업무 한다.
혹시 여기서 1~6번이 바로 7번에 해당하는 것이라는 알아차린 분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트리거를 유발하는 행동은 즉 루틴이라고도 하고 징크스라고도 하는데, 내 뇌에게 나는 이렇게 해야 업무가 잘 되더라라고 강력한 정보를 입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행동을 하면 바로 다음 행동을 하도록 뇌를 학습한다.
그러면 생각보다 뇌는 집중을 빠르게 하게 된다.
처음에는 8번으로 그 행동이 잘 되는 것 같은 느낌을 여러 번 반복하여 들게 하는 장소나 시간, 상황을 찾아보고 그게 반복되면 나중에는 '좋은 것들을 엮어' 대체적으로 성공하는 루틴을 만든다.
그게 내 방식이었고 이 방식은 꽤나 효과적이다.
그래서 나는 집중하는 데에 이 방식을 사용하기를 추천한다.
자신이 집중이 잘되는 시간과 방식, 컨디션을 좋게 하는 루틴을 찾고 그걸 연결해서 완벽한 하루를 뇌에 학습시키는 것.
그러면 결국 사람은 몰입할 수밖에 없고 이 습관은 우리를 성공으로 이끌 것이다.
공간적 자유 100%, 시간적 자유 80%를 꿈꾸면서 소중한 사람과 웃기 위해 달리는 8년 차 마케터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