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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래진 Mar 07. 2022

홀로

2022년, 노들섬에서

“외롭진 않으세요?”

홀로 지내다 보면 왕왕 받는 질문이다. 옆의 빈자리가 텅 빈 공백처럼 보이곤 하나보다. 내게는 가지런히 남겨 놓은 여백일 뿐인데.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일은 늘 조심스럽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는 묘한 셈법이 쓰여서, 1+1=2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반쪽짜리 1일 수도 있고, 스스로 음수가 되어 관계를 갉아먹는 존재가 되기도 한다. 서로 다른 하나는 둘이 되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미지수다.


그래서 스스로 온전한 하나가 먼저 되려고 한다. 상대를 갉아먹지 않는 하나, 일부를 떼어줘도 둘이 될 수 있을 정도의 건강함. 1.5 정도가 되면 더욱 좋겠다. 완전하진 않더라도 온전한 내가 되고 싶다.


훗날, 완벽한 둘이 되지 않더라도 온전한 하나가 되어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충분히 여백의 미를 즐길 수 있는 내가 되어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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