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티브 정 Sep 30. 2016

1. 나도 사업 한번 해볼까?

평범한 학생 또는 직장인에서 사업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에게..

창업 열풍


이번 정부가 '창조경제', '경제 민주화'등의 기치를 내세우면서 경제를 살리고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경제도약 = 창업'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온 나라가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붕괴 이후로 다시 창업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아니 적어도 그렇게 보입니다.) 사실 이러한 현상은 10여 년에 걸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인 것도 같습니다. 에어비앤비, 우버, 테슬라, 페이스북 등 실제로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개념의 사업 모델로 성공하여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성공사례들을 공부하고 벤치마킹하며 창업자들을 롤 모델로 삼고 본받기에 바쁩니다.


우리나라는 전국에 '창조경제혁신센터', '창조경제 타운'등이 여기저기 설립이 되고 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정부조직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많게는 몇조, 적게는 몇백억 단위의 정부와 합작 펀드들이 설립이 되고 심지어는 사업실패로 인한 채무를 조정하거나 감면해주는 조치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정부 돈 못쓰는 사람은 바보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대한민국 평범한 가장(家長)에서 사업가로


이러한 분위기에서 '지금이 창업할 수 있는 적기이다.', '대학을 중퇴하고 많이 배우지 못한 사람들도 창업하여 성공하는데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정부에서 이렇게 지원을 해주는데 해야 하는 거 아냐?' 하는 생각으로 학생, 젊은이들, 직장인, 중장년, 은퇴자들 할 것 없이 창업 분위기가 조성이 되는 듯합니다. 


사실, 창업을 하고 사업을 통하여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높지 않다는 것은 다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창업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실패하는 사람도 많이 생겨날 것입니다. 미국이나 여러 유럽 국가처럼 현지 상황에 맞는 적절한 생태계가 형성이 되어 실패 확률을 줄이고 재도전할 수 있는 장치들이 마련이 되어 있는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 이러한 환경이 매우 부족합니다.


저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기 바로 전인 2007년 창업을 하여 약 5년간 사업을 영위했었습니다.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고, 실패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 (연대보증, 은행 채무, 사채, 민형사 소송, 체납 등)을 겪고 거의 신용불량자 상태에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게 된 지가 불과 2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저는 두뇌가 명석하지도 않고(주관적일 수 있으나 객관적인 지표도 있고 여하튼 지금까지 머리 좋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으니까요.) 우리나라 중위권 대학을 졸업하여 일반 대기업을 다니고 슬하에 자녀 하나를 둔 우리나라 평범한 가장, 직장인 신분에서 사업을 한다고 도전을 하였습니다. 단, 미국 유학으로 MBA 학위를 취득한 것이 유일한 자랑거리 일수도 있겠습니다.


먼저 난 발자국이라도 있다면


제가 이 글을 쓰는 목적은 대한민국 평범한 가장이 사업에 도전하여 실패한 경험을 공유하고자 함입니다. 학창 시절 아르바이트 한번 안 해본 제가, 사업에 도전하여 3년간 매출 60억 원을 일으키고 5년 동안 벤처를 운영하고 폐업에 이르기까지 경험하고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지금 벤처나 창업을 시작해 보려는 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서 '취업도 어려운데 학교 때려치우고 창업이나 할까..', '회사 관두고 사업이나 하자.'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아니 직장인이라면 적어도 한두 번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분들에게 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합니다. 어찌 보면 하찮은 경험일 수도 있고 개인적인 생각과 판단 들일 수 있으나, 적어도 길이 없는 눈 덮인 들판에서 먼저 나있는 발자국이라도 있으면 없느것 보단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적어 봅니다. 


앞으로 연재를 통해 이야기를 하겠습니다만, 이에 앞서 기업가 정신이라는 것은 훈련을 통해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요즘 벤처나 창업을 통해 성공하신 CEO 분들, 그리고 대학교수님들께서 많은 기회를 통하여 '창업가 정신', '기업가 정신'을 가르치고 있고 제가 속해있는 KAIST에서도 창업스쿨과 기업가연구센터가 있습니다. 그러나 표현을 빌리자면 기업가 '정신'이 아닌 '기질'이나 '성향'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사람의 성향이나 기질이 교육, 훈련, 보육을 통해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공부한 MBA에서도 기업가정신을 배웠으나, 이것은 알고 보면 과거 성공한 기업과 기업가를 분석하여 정리한 사례를 공부하는 것이지 기업가 '기질'을 길러주는 교육은 아닙니다. 공부를 마치면 수많은 사례를 머리에 담고 졸업을 하여 이런저런 경우에 부딪쳐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 참고로 할 수 있지만 결코 모든 사업으로부터 발생하는 문제는 단 한건도 이와 똑같은 경우는 없기 때문에 어차피 매번 새로운 결정을 해야 합니다. 사업이란 절대로 계획대로 되지 않습니다. 사업 계획을 세운 직후 전화 한 통이 걸려 오고 계획을 수정해야 상황이 생깁니다. 이러한 순간적 판단을 공부로 배운 지식에 의존하기란 불가능합니다. 시간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아쉽지만 이것이 현실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마주치는 이 괴로운 의사결정 과정을 기꺼이 감당하고 소위 '즐기는 자', '지치지 않는 자'가 타고난 기업가 기질이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이러한 교육과정에 대해 무용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며, 이 과정을 통해 사업을 하는데 필요한 지식과 자세, 또는 인맥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또한 오히려 사업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끝으로 마이크 타이슨이 한 말을 소개하며 다음 글을 이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p.s. 작가 이력

최종학력: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 MBA

경력: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티맥스소프트, 모바일 제조 벤처

현재 소속: KAIST 연구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