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ONGYOON_HAN / 2015년 2월 여행 중
아르헨티나와 칠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가 바로 '파타고니아'다. 안데스 산맥과 파타고니아 고원을 중심으로 설산과 빙하를 여행할 수 있는, 환상적인 경관을 따라서 트래킹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파타고니아다. 파타고니아는 세계일주 중 가장 사랑스러운 여행지였다.
여행의 목적 중 하나는 일상과 다른 이색적인 장소에서 몸을 맡기는 것이다. 특히나 파타고니아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만년설이 있는 설산, 책에서만 보던 빙하를 눈으로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그중 백미는 바로 트래킹이다. 여러 종류의 트래킹이 있는데, 텐트를 들고 며칠간 산과 호수를 여행하는 트래킹도 있고, 빙하 위를 걷는 아이스 트래킹도 있다. 모든 트래킹이 환상적인 경치를 제공하고 있고, 난도도 높지 않으니 트래킹 전문가가 아닌 나도 어렵지 않게 여행할 수 있었다. 사실 활력적으로 여행하는 스타일이 아닌 나도 즐겁게 트래킹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세상의 끝, 우수아이아도 파타고니아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다. 펭귄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투어에도 참여했다. 실제로 펭귄을 가까이서 본 경험은 최고의 순간 중 하나였다.
세계일주를 가고자 알아보던 기간을 오래되었다. 단지 결심하고 떠나는 순간을 정하지 못했을 뿐. 그러나 여행 출발을 결심하게 된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가 당시의 여자 친구와의 이별이었다. 일평생 가장 사랑했던 친구와의 이별, 그리고 그 사람을 정리하고자 떠난 여행은, 슬픔을 묻어둘 수 있다는 영화 '해피투게더'의 주옥같은 명장면인 세상에 끝에 위치한 등대를 접한 뒤, 살금살금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영원한 이별일 될 줄은 몰랐다. 그래도 서로가 그리워하는 것을 느낌으로 알 수 있으니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오만했다. 오만하고 또 오만했다.
그리고 이제 다시는 그 친구를 볼 수 없다는 것이 슬픈 사실이지만, 내용 없는 엽서를 다시 한번 하늘에 부쳐본다. 다시 한 번 슬픔을 묻어 두고자 언젠가 저 등대를 다시 찾을 날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