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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비 Apr 12. 2022

5. 정공법은 없다. 꼼수만 있을 뿐.

기업이 성장하는 방법은 단순하게 말하면 매우 간단하다. 잠재되는 고객이 좋아할 만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적절한 마케팅 방법을 사용해서 제품과 서비스를 '팔리게' 만드는 것이다.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것을 이룰 수 있을지, 그리고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결과값에 도달할 수 있느냐의 문제일 뿐.


대부분 스타트업의 고질병은 '돈'에서 비롯한다. 모든 문제는 '돈이 없어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생각한 대로 매출이 꾸준하다면 무엇이 걱정이겠는가. '어떻게 돈을 만들어 내지?' 라는 고민을 달고 살던 경영진은 여러 가지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내려 한다. 그 과정에서 경영진들은 이따금씩 정상적인 경로가 아닌 무언가를 찾아내곤 한다.


관리이사가 갑자기 메일을 보냈다. 내용은 이러했다.


'이 D라는 업체로 매출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주세요. 항목은 'ABC(당연히 이런 명칭은 아니었지만 편의상 이렇게 표기한다) 솔루션 개발 및 유지관리'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D사의 E이사님과 통화하셔서 확인 바랍니다.'


D라는 업체는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포털사이트에 D사 사명을 넣고 검색을 해본다. 교육 솔루션? 교육솔루션이랑 ABC 솔루션 개발이랑 무슨 상관이지? IoT 기술개발 한다는 회사가 이런 매출이 왜 나오지? 의문은 이어졌다. 혹여나 하는 마음에 과거 거래 이력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단 한 줄의 이력도 없었다. 솔루션 개발이라고 했으니 개발자 중에 이 내용을 아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조심히 물어봤다.


"처음듣는 이야기에요. 그 업체 뭐하는 곳이래요?"


시간이 조금 지나 또 다시 관리이사로부터 지시를 받았다.


'우리가 F라는 업체에 줄 돈이 있습니다. F사의 H 대표님과 통화하셔서 내용 파악하시고 진행해 주세요.'


이상한 것들이 너무 많았다. F라는 업체에 대해 우선 알아보기로 했다. 또 다시 포털사이트를 열고 검색한다. 비슷한 제품, 솔루션 등을 기획해서 판매하는 업체였다. '음... 나름 연관성은 있네.' 과거 거래 이력을 찾아봤다. D사와 달리 거래 이력은 있었다. 입금 이력도 있었다. H 대표에게 연락했다. 일단 지시 받은 업무이기는 하니까.


"저희가 귀사에 입금까지 완료해드린 게 있습니다. 저희가 세금계산서 두 건을 나누어 발행할테니 처리 바랍니다. 계산서 하나는 F사의 이름으로, 또 다른 하나는 타 업체명으로 나가게 될 겁니다."


통화를 마치고 모든 상황을 이해하기까지 딱 10초 걸렸다. 허위매출인 것이다. 쉽게 말해 F사로 받았던 금액이 100이라면 약 95 정도를 다시 돌려주는 그런 상황이었다. 찝찝한 마음을 뒤로하고 관련된 서류 작업을 마쳤다. 일련의 이런 일들은 대체 뭘까? 왜 일어난 것일까? 이 현금 흐름들은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타트업 대표들 간의 '우리가 남이가' 식의 상부상조였다. 왜 이런 상황들이 나오게 되었는지는 차차 설명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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