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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vsigner 비타민찌 May 09. 2020

1. 콘텐츠가 기술을 따라가지 못할 때,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과 도구라고 생각하는 '인간'.


 이번 글의 주제를 '콘텐츠가 기술을 따라가지 못할 때' 라고 정하고, 한참 생각했다.


 기술이란, 어떠한 추상적인 생각을 구체화 시키고 물체화 시키는 과정에서 필요한 도구라고

생각을 하는 입장에서 이번 주제는 역설적이라고 생각했다.

마치 밭을 잘 일구고자 호미라는 도구를 개량한 것이 아니라,

호미를 보고 밭을 일구어야 겠다고 생각한 경우가 아닌가.

대부분의 인간은 호미를 보고 밭을 일구는데 용이하다고 판단되면, 즉

도구를 보고 어디에 쓸 수 있을지 빠르게판단 후 몇번의 연습 후 바로 실행하는 지혜로운 호모사피엔스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이런 인간이 하나의 도구, 기술, 자원이 충분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 기술을 활용하는 초기단계에 많은 문제가 있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생각해 보니 인류 최초의 '불'이 떠올랐다.



 인류는 처음 불이 등장 했을때 불이 주는 열기와 파괴력에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두려워했다.

수 차례의 시도와 우연한 사건들을 통해 차츰 불의 사용성을 알아갔고 비로소 현재 우리의 의식주에 적합하게 적용 시켰다. 이런 불은 시간이 지나 신이 준 도구라는 흥미로운 신화가 생겼다.

본래 신들만이 사용할 수 있었던 불을, 프로메테우스란 인간이 신들 몰래 이 불을 빼돌려 인간들에게 선물했다는 이야기다.


 인간 개인의 무의식은 꿈으로 나타나고, 인류의 무의식은 신화로 나타난다.

인간 집단이 꾸는 꿈이 바로 신화다. 이런 점을 미루어 보아 신이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주었다는 신화는,

불이라는 매개체가 인간을 신과 같은 존재로 만들어 주었다는 의미이다.




이 불은 오늘날의 인공지능이다.




 저번 글의 서두에서 언급했던 리들리 스콧의 영화 '프로메테우스'는 첨단 우주선과 AI들이 등장하고, 신을 엔지니어라 부르는 공학적인 면모가 다분한 SF 영화이다. 그런데도 제목은 프로메테우스 라는 고대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이다.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세상에 불을 가져다 준 고대 신화와 인공지능이 도입되는 현재는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보다 강한 도구, 두려움, 불 (신화)
=
인간보다 똑똑한 기술, 두려움, 인공지능 (현재)


 

인공지능은 4차 산업혁명의 결과물인 로봇, 혹은 머신 정도가 아니다.

인간을 신과 같은 존재가 되게 하거나, 혹은 인간을 파멸 시키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직접적으로 죽인다는 의미는 아니다. 노동의 종말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많은 것이 서서히 사라져 갈 것이다. 이미 아마존은 무인상점 '아마존 고'를 도입했다. 스마트폰에 로그인만 하면 그저 들어가서 원하는 물건을 가지고만 나와도 자동으로 결제가 된다. 소비자를 제외한 사람이라곤 식품코너에서 즉석 조리한 음식을 공급하는 조리사 몇명 뿐이다.



인간을 만든 엔지니어(신)

AI를 만든 인간

에일리언을 만든 AI



영화 '프로메테우스'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는 신은 왜 인간을 만들었나, 이다.

우리는 왜 인공지능을 만들었는지 생각 해야한다. 과거의 산업혁명으로 인한 일자리 문제는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았다. 약 2세기에 걸쳐 사람들은 인간에 의한 기존 노동력과 새로운 노동력인 기계를 어떻게 쓸 것인지 고민해왔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을 고스란히 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우리에게는 시간이 더 빠르게 흐른다. 2세기 아니라 20년이 될지도 모르겠다. 코딩과 인공지능에 관련된 뉴스가 두어번 나온 뒤, 우리동네에 어린이들을 위한 코딩 교실이 생겼고, 동생은 학교 방과후 교실에서 반 의무적으로 코딩교육을 받고 있다. 이런 행보로 보아 바로 10년, 20년 후 양극화는 지금보다 더 극심한 사회 문제로 자리 잡을 것이다.



우리는 왜 인공지능을 만들었나 라는 질문에 이어, 그 인공지능은 누구를 위한 기술인가? 어떤 계층을 위한 인공지능인가? 특정 사회 계층을 위한 인공지능이 아니라 인공지능은 전인간의 도구가 되어야 한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대체품이 아니라 생산수단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을 때, 정말 그렇게 하기를 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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