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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vsigner 비타민찌 Jun 02. 2020

3. 세상을 이롭게 하는 컨텐츠와 기술의 시너지



벌써 몇년 전 명절, 사촌오빠가 브라질 월드컵의 시축 행사를 봤냐고 물었다. 

개막식에 하반신이 마비가 된 환자가 뇌에 연결된 기계 장치를 통해 발차기를 하는 퍼포먼스를 보았느냐고.


2014 브라질 월드컵 시축행사 상상도. 그리고..



이 경이로운 행사는 비록 방송에서도 크게 주목하지 않았고, 대중들의 리액션은 없었고, 큰 화제가 되지도 않았지만, 전 세계 신체 마비 환자들에게는 크나큰 희망의 퍼포먼스였을 것이다.


초기 기술의 발전은 그와 관련한 절박한 필요가 있을 때 이를 중심으로 발전한다.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군의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 처음 컴퓨터가 발명된 것처럼,

성공 하느냐, 못하느냐에 수만명의 목숨이 달려있는 상황에서는 연구나 프로젝트가 빠르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새로운 기술과 컨텐츠의 결합이 누군가의 잇속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정말 절박한 누군가의 필요에 의해, 이롭게 쓰일 분야는 바로 이런 재활의료 분야라고 생각한다.


개막식의 퍼포먼스를 기획하고 연구한 교수는 BCI 분야에서 아주 유명한 원숭이의 뇌에 전극을 이식해 로봇팔을 움직이게 한 실험도 성공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전신 마비환자의 뇌에 센서를 이식해 로봇팔을 움직이게 하는 데 성공한 사례도 있었다. 환자는 5년에 걸린 훈련 끝에, 이식한 로봇팔로 커피를 마시는데 성공했다.


웨어러블 기기 및 로봇팔과 비슷한 맥락의 데일리 헬스 케어 모바일 앱과 같은 디지털 헬스 플랫폼은 더 많은 환자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고 따라서 환자의 병에 대한 중요한 관점을 찾고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 의미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머신러닝같은 인공지능을 통해 많은 양의 의료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면 이전과 비교불가능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자신의 증상, 병의 치료, 삶의 질 및 기타 경험에 대한 자세한 정보들을 기존 병원보다 더 편리하고 높은 수준의 방식으로 진단 받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 기술은 의료 영상 분석 컨텐츠와도 아주 이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이미 MRI, CT, 병리학 슬라이드 및 기타 이미지는 표준 치료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 분야에서 인공지능은 많은 시간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이미지 해석 프로세스를 사람보다 능률적으로 수행하여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그리고 일관성 있는 이미지의 해석을 가능하게 하여 잠재적인 치료의 결정에도 도움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미 많은 의료 전문가들은 이미지 데이터가, 인간의 해석이 포착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질병의 추가 정보와 통찰력 있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 소스라는 사실을 인식하여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질병의 초기 신호를 확인하고 임상 결과의 진단과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특정 패턴을 밝혀내는 연구를 시작하는 상황이다.


만약 이런 의료 콘텐츠와 인공지능의 결합으로 장애인에게 재활 기술, 의료 기술의 성능이 입증되면 단순히 신체기능의 부제로 인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환자 뿐만 아니라, 정상인들도 주목할 것이다. 앞으로의 치료는 '힐'과 '업그레이드' 이 두 의미를 모두 포함할 것이다. 팔이 없는 환자가 로봇팔을 사용해 장애를 치료할 수 있다면 일반인도 자신의 팔을 업그레이드 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연구와 실험으로 미루어 봤을때, 육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음은 인간의 사이보그화를 가속시킨다고 볼 수 있겠다. '사이보그화' 라고 해서 몸을 개조한 터미네이터라고 해서 기괴한 SF장르적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사이보그화는 사실 모두에게 진행중이다.

요즘 학생들은 스마트폰이 없으면 장기가 하나 없어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내가 고등학교때만 해도, 회장 선거에서는 학교에서 와이파이를 원활하게 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친구가 당선되었고 그 배경에는 와이파이가 약한 곳을 산소가 희박한 지역으로 느끼는 학생들이 있었다.

얼마전 페이스북 에서는 '통학생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 : 나왔는데 이어폰 안 가지고 나왔을 때'라는 제목의 글에 몇천명의 공감이 눌러졌고, 오늘 아침 인스타그램에서는 누군가가 또 에어팟을 잃어버렸다는 말을 '나 아침에 귀 한쪽 또 잃음' 이라고 표현했다.


익숙함을 넘어 정겹기까지한 우리의 휴먼.. 짤


우리는 이미 반 사이보그로 살고있다. 이제 심장 대신 원자로를 갈아 끼우는 강한 영화의 주인공을 보며 그저 재밌다, 멋있다고만 생각하기 보다 곧 다가올 미래라고 생각하고 어떤 준비를 해야할지 고민을 해야 할 시기이다.


4년 전, 의사였던 사촌오빠가 자신의 직업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생각하는 씁쓸한 마음과 기술의 발달이 인간 의사보다 아픈 사람들에게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질문한 것이었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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