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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디 Sep 14. 2022

영험한 그곳, 갠지스 강과 바라나시

101일간의 인도. 네팔 여행기



바라나시의 갠지스강은 아그라의 타지마할, 네팔 포카라의 페와 호수와 함께 내가 여행에서 가장 가고 싶었던 곳. 학업과 알바, 매일 바쁜 일상을 살아내면서 그곳에 있는 나를 상상했고 그 상상만으로 위로를 받았다.



타지마할이 한 왕가의 유적, 페와 호수가 서민들과 트래커들의 안식처라면 갠지스 강은 신성하고 영험함이 서린 종교적 핫 플레이스다. 인도 사람들은 일생에 꼭 한 번 갠지스 강에 방문하고 싶어 한다. 갠지스강에서 몸을 씻으면 자신들의 죄와 업보도 함께 씻겨져 나간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갠지스 강에는 목욕하는 사람과 더불어 사람의 시신을 태우는 화장터를 목격할 수 있다. 갠지스 강에서 화장을 한다는 것 또한 인도인에게 굉장한 영광스러운 일이다. 비로소 지긋지긋한 윤회를 끊고 극락에 갈 수 있는 방법이기에.







두 사람이 지나가기 살짝 빠듯하고, 미로 같이 복잡한 바라나시 골목길을 빠져나오면 갠지스 강이 펼쳐진다. 갠지스 강을 가기 위해서는 가트를 내려가야 한다. 가트는 갠지스 강변에 있는 돌계단이다. 갠지스 강에는 강변을 둘러싼 이러한 가트가 80여 개가 있다. 가트를 걸으며 갠지스 강을 구경한다. 목욕을 하는 사람들과 빨래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에게 강가는 일터다. 강가가 일상인 사람들.



다른 한쪽에는 수많은 보트와 거기에 탄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피부색과 착장을 보니 남인도에서 온 관광객들로 보인다. 아마 이들은 일생일대 바라나시를 가기 위해 벼르고 날을 잡아 온 사람들.



좀 더 걸으면 시신을 태우는 화장터가 있다. 나무에 불이 활활 타오른다. 아마 여기엔 시신이 올려져 있을 것이다. 이곳 화장터에선 울음소릴 들을 수 없다. 아니 울음을 내선 안된다. 갠지스강에서의 화장은 축복이므로 유족들은 슬퍼도 이곳에서만큼 울지 않는다. 눈물이 그렁한데 표정은 슬픔으로 일그러진 여인과 아낙네들이 보인다. 엄마 그리고 부인의 얼굴. 남자들은 주로 엄숙한 표정을.



그리고 걸어가면 주변을 신경 쓰지 않고 오줌과 똥을 누는 소와 개들이 있다. 신성한 갠지스강이지만 오염도는 최고다. 시신을 태운 잿가루, 그리고 동물들의 배설물, 세탁물이 섞여있다. 여행자들 사이에선 갠지스강의 강물에 접촉하면 심각한 피부 알레르기가 일어난다는 항간의 이야기가 돈다. 실제로 바라나시에 사는 길거리 개들은 피부병에 온몸이 흉하다. 우리는 갠지스강에서 보트를 타거나 가트를 걷거나   손에    적시지 않았다. 건기에는 갠지스강에 간혹 둥둥 떠있는 시체도 발견한다고.



성스러우면서도 더럽고  복잡하고, 복잡하면서도 진지한  도시.  모습이 합쳐져 여타 도시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일출을   있는 아침 새벽과 달이 빛나는 컴컴한 밤이 되면 묘하게 성스럽다. 시바처럼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진 바라나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처럼 그냥 더위만 진하게 느끼다  수도 있다. 이상한  아니다. 아무래도 여행기로 이곳을 너무 많이 접한 . 여행자에게 너무 많은 정보도 때로는 득이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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