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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우의 뜰 Mar 11. 2024

치매 아버지의 인생 위로 한마디


삶이든 사랑이든 모든 일에는 다 용기가 필요하다.

담대하고 강력한 용기를 말하는 게 아니다.  

낯선 일을 시작하려거나 한 번 실패를 맛본 일을 다시 도전할 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그저 나의 용기를 시험해 보는 기회라고 여기며 무너지지 않으며, 최선을 다한 나를 위해 실패를 향해 어쩌라고 하는 마음이 필요한 거다.


      



귀농해서 쉬다가 다시 일자리를 찾으려니 불러주는 곳도 없었다.

그러다 내 이력서를 보고 오라는 병원이 있었는데 용기가 나지 않아서 면접을 포기했다.


매일 그렇듯 어제도 아버지와 함께 구구단을 외우고 속담풀이를 하면서 운동하다가 잠시 쉬는 중에 이런 내 고민을 털어놓았다.     


“아버지, 저는 이제 일하는 게 두렵고 무서워요. 실수하거나 잘못할까 봐요. 팀장으로 면접 보자는 병원이 있었는데 취소했어요. 제가 참 바보 같지요”     


아버지는 갑자기 일어나시면서 다시 걷기 시작하셨다. 그러다 멈추시면서 말씀하셨다.

“건강을 위해서 운동한다고 생각해. 운동한다 생각하고 출근하렴. 운동 끝났다고 퇴근하면 되고. 매일 아버지랑 힘들게 운동하면서 그까짓 출근하는 거 아무것도 아니지. 하루하루 출근하는 게 하루하루 더 건강해지는 일이 될 거야. 함부로 걱정하지 마라."   





아버지가 믿고 있는 한 줄기의 희망, 하나의 신념.

운동을 하면 건강해진다는 진리.

마음 건강도 그러겠지. 매일 운동하듯 무슨 일이든 한다면 마음 근력도 단단해지리라.


치매를 앓고 계신 아버지에게서 용기를 품는 방법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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