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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경 Aug 12. 2016

여름 같은 청춘이라면.....

청춘은 여름이라고 하더라.

늦봄이 되어 신록이 우거지고

잎새 무성한 여름을 성하의 계절이라고 하면서

청춘을 이리 시퍼런 푸르름에 비교하더라.

그래서 참 멋지고 좋은 계절이 여름이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나이가 가을로 훌쩍 접어들고 보니

가을도 좋은데... 아쉽지 않은데 싶어지는 것이다.

가끔 동창들끼리 수다를 나눌 때도 

우리는... 정말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고백을 한다.

어떻게 살아왔는데... 

또 돌아가서 살아 온 길을 또 살아야 한다고?

오.. 노노!!


그렇다.

나도 싫다.

적당히 나이 먹었지만 자유로운 몸이 있어 좋고

뜨거움, 열정, 야망.. 뭐 이런 단어들이 약간은 피곤하다.

그냥 담담하게.. 수채화처럼... 

고춧가루가 빠진 음식처럼.. 마늘이 빠진 음식처럼...

그냥 가볍게 우려낸 육수같은 맛으로 살고 싶어지는 것이다.


여름같은 청춘이라면.. 한번으로 족하다.

그냥.. 가을을 기다리다 보니 나와 가을이 하나 같아서

아, 참 좋구나... 환갑의 나이가 이리 좋은 것이구나...

질풍노도를 지나고 한여름의 소나기와 천둥 번개가 지나간 자리에

베토벤의 '전원교향곡'이 흐르듯 맑고 투명한 이계절이 나의 절기이구나...


아무려면 어떠랴 싶어서 모든 것이 다 좋다.

좋다.

다 

좋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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