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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경 Aug 25. 2016

사람.... 때때로 참 싫었다.

항상 강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때로는 독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의 DNA를 분석해 본다면 그리 약한 뿌리는 아닌데도

나는 늘 강하기를 열망하고

언제나 냉혹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생의 한가운데서 얼음같이 차가운 눈으로 세상을 보고

그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차가운 이성으로 세상을 관조하며

결코 휘청거리고 싶지 않았다.

내 아버지처럼....


그는 초연한 사람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다.

좋으면 좋은대로... 싫으면 싫은대로 그런가 보다...하고 지나간다.

그의 초연함 곁에서 나는 그 흉내라도 내어보려 애쓸수록 고단하기만 했다.

그녀도 초연한 사람이다.

그녀는 사람에게 기대를 품지 않으며

누가 그 어떤 말로 속삭여도 마음곁을 내어주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사람은 그다지 믿을만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신뢰와 불신의 중간에서 그냥 바라 볼 뿐이라고 한다.

그녀의 그 중간지점 어디쯤이 내겐 신기함으로 다가온다.

그녀는 내게 말했다.

'연애경력이 별로 없어서 그럴것이다.

연애를 많이 하면 온갖... 별별 상처를 다 받으면서 사람공부를 끝낼 수 있다.

달콤한 고백 앞에서도 솔깃하지 않을 수 있으며

비난과 힐난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연애질에 집중해 볼 걸... 싶지만 운명이 허락하지 않은 일을 꿈꾸기엔....


사람이 싫었다.

아니.... 사람의 마음.... 그 변화무쌍함이 싫었다.

어쩌면 이는 내 안의 흔들림... 

사람으로 존재하며 자꾸만 흔들리는 내가 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항상 꼿꼿하고 의연하며

세상을 비웃듯 살다 가신 내 아버지와 내 할머니의 굳센 눈빛을 찾고 싶다.


내 마음 자리를 간단히 두고 

조금씩 비워가며

말도 생각도 조금씩 지워가며

좋은것만 바라보며 끄덕이고

아니구나... 싶을 땐 잠시 눈을 감고 그것이 지나가길 기다릴 줄 아는 사람으로 가기 위해

오늘 아침 나는 나를 다독인다.

괜찮아...

너무 애쓰지 마...

너무 노력하지 마...

너는 아직도 사춘기를 앓고 있구나. 이 깊은 사추기에...


아버지가 문득 떠오른 아침에 짧은 생각이 긴 생각을 물어온다.

좋은 하루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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