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뜨겁긴 했으나 선선한 바람이 불던 지난주 평일 내내 놀이터의 풍경이 참 예뻤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를 끝내고 나온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엄마, 할머니, 아빠 등 다양한 보호자들이 놀이터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햇볕에 볼이 익고, 이마엔 땀방울이 송글, 머리카락은 땀에 젖어 축 늘어진 채로 아이들은 신나게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논다.
아이들이 컸는지 노는 모습이 한층 다양해졌다. 모래놀이 하는 아이들, 비눗방울 가지고 노는 아이들, 얼음땡하며 노는 아이들, 킥보드 타며 노는 아이들, 미끄럼틀과 그네 타는 아이들, 매실과 살구, 보리수 줍는 아이들...
밝게 빛나는 얼굴들이다. 보고만 있어도 가슴이 찡해지고 행복이 가득찬다.
엄마들도 다 제각각. 아이와 함께 모래놀이를 하기도 하고 다른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같이 미끄럼틀을 타기도 하고, 열매를 따 주기도 한다.
아이들을 보는 할머니들 역시 할머니들끼리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손주를 쫒아다니며 행여나 다칠까 전전긍긍 하기도 한다.
육아휴직이 보편화된건지, 아님 휴가인건지, 혹은 코로나로 계속 재택근무 중인건지 요즘엔 놀이터에 아빠들도 꽤나 보인다. 약간은 어색한 듯 다른 엄마들이 있는 곳에선 조금 떨어져 핸드폰을 하거나 아이를 응시한다. 아이가 자전거를 잘 탈 수 있도록 잡아주는 모습도 보인다.
모두 조금은 지친 표정에, 자신들의 아이가 잘 놀고 있나 눈동자를 매우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엄마들, 할머니들, 아빠들 얼굴 역시 모두 행복하게 빛난다.
빛나는 얼굴들이 모이고 모인 놀이터가 아이들의 웃음과 환호소리로, 엄마들의 재잘거림으로, 아빠의 흐뭇함으로 할머니의 걱정으로 가득찬다.
뜨끈하게 기분 좋은 날들이다.
22.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