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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ichu Sep 06. 2021

노래

그날의 분위기를 재생해

볼빨간사춘기 - 나비와 고양이 MV 中 한 장면


노래가 가진 힘


나는 노래를 상당히 많이 듣는 편이다.

출퇴근길은 물론이고, 일하면서도 노동요처럼 BGM을 깔아 두고 일을 한다. 플리(플레이리스트)를 틀어두고 노래를 듣다 보면, 가끔 귀를 사로잡는 노래가 들리곤 한다. 딱 마침 그날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노래가 재생되면 그 노래는 내 플리 속으로 저장이 된다. 차곡차곡 쌓인 노래들은 곡 하나하나마다 각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학 새내기 시절의 설레는 봄을 담은 노래, 우울했던 날 밤의 내 우울을 쓰다듬어주던 노래, 여행지에서의 밤공기를 추억하게 해주는 노래 등등. 그날의 분위기를 담은 멜로디를 따라 걷다 보면, 나도 모르는 새 그날의 기분에 동화되어있다.


앨렌 랭어 <마음의 시계> - 시계 거꾸로 돌리기 실험에 대한 내용이 적혀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아주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 엘렌 랭어 박사의 실험 중 1979년에 진행된 '시계 거꾸로 돌리기'라는 실험이 있다. 70-80대 노인 8명을 데리고 노인들의 50대 시절 들었던 영화, 뉴스, 노래들을 들려주며 요양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생활을 하게 한 실험인데, 이러한 생활만으로 일주일 뒤 노인들의 신체 변화가 20년이 젊어졌다고 한다. 그날의 기억을 추억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노인들의 신체나이에 변화를 주었다. 이 실험의 요지는 사실 '노래나 그날의 뉴스와 영화가 신체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가 아니라 '우리의 생각 깊이 박혀 있는 고정관념을 타파할 수 있다!'였다. 하지만 이 실험을 통해 나는 노래가 가지는 힘도 상당히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노인들의 50대 시절을 환기하고, 그때의 마음가짐을 먹을 수 있는 큰 요소이기 때문에 하나의 변인으로 사용하지 않았을까?


괌 밤산책


지금 추천하고 싶은 그날의 분위기


내 플리의 수많은 곡들 중 가장 추천하는 노래를 꼽으라면 '자이언티의 5월의 밤'을 꼽을 것이다. 괌으로 여행을 갔던 날 밤에 같은 학교 친구들과 밤 산책을 하면서 들었던 노래인데, 습하지 않은 날씨에 봄 느낌의 부드러운 바람결이 살랑살랑 스치고 지나갈 때 우연히 들은 노래가 아직까지도 내 플리 중 베스트 3안에 들어있다.(건기에 갔어서 긴 맨투맨을 입고 다녀도 덥지 않았었다) 지금 날씨보다 조금 덜 습할 때 듣는다면 그날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은 조금 이른 것 같다. 그래도 여행의 설렘과 밤의 차분함을 가지고 있는 노래라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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