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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지금 이 순간

 吾常於此切

wú cháng yú cǐ qiè

나는 항상 지금 여기의 삶을 절실하게 살 뿐이다




오늘

구상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어느 산골짝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
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다.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 속에 이어져
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
오늘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하고
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을 비운 삶을 살아야 한다.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 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 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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