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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남우 Jul 27. 2020

소박한 시작

그렇다고 마냥 소박하진 않더라.

바쁜 시기를 보냈다. 바쁜 만큼 잠시 브런치를 잊고 살며 회사 일에만 묶여있었다.

주말에 브런치에 쓰려고 해도 키보드에 손만 올리면 회사 일이 머리에 떠올라 진도를 나갈 수가 없었다.

쉬는 날에도 쉴 수 없는 굴레에 갇히고 만 것이다.

그런 주말에는 브런치에 글을 올려야 하는 강박을 가진 채 혼자 끙끙 앓다가 쉬지도 무언가 하지도 못한 채 보내는 일이 태반이었다.

전환점이 필요했다.


사진을 하는 것을 전환점으로 생각해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지만 사진을 컴퓨터로 옮겼을 때 비교적 낮은 화소로 인해 카메라를 사고 싶었다. 단지 그뿐이었다.

 

그래서 사진도 찍고 글 작업을 할 때 영감이나 참고, 조사용으로 핑계로 사용하기 위해 카메라를 사기로 마음을 먹었다. 어떤 카메라가 필요한 지부터 생각해야 했다.


첫 번째. 휴대성

카메라를 처음 사는 건 아니었다. 나름 신방과라고 DSLR를 구입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canon EOS 600D를 사용했다. (나름 DSLR이 렌즈도 바꾸면서 쓰면 전문가인 느낌도 나고 멋도 있었다. 당시에는 렌즈 활용을 전혀 못했지만...)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DSLR을 사용한다면 그저 무거운 카메라에 불가하다. 나도 DSLR의 무게에 된통 당했기 때문에 이번엔 휴대하기 편해야 했다.


두 번째. 카메라 성능의 활용

기본적으로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 ISO를 조절하면 나름 매뉴얼(M) 모드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더불어 동영상 프레임을 이해하고 있었지만 사진에 대해 공부를 못했기 때문에 마냥 좋은 성능이 아니더라도 좋았다. (여전히 렌즈의 활용할 만큼의 지식은 없었기에 렌즈 교체 유/무는 중요하지 않았다)


세 번째. 가격.

일단 생각 안 했다. '갖고 싶은 것부터 정하자'라는 마인드.


그렇게 추려진 카메라는 휴대도 편하고 렌즈 교환도 필요 없는 콤팩트 카메라였다.

근데 가격이 내가 원하는 모델만 해도 100만 원이 넘어갔고, 그나마 저렴한 가격이 50만 원이었다.

그중 내가 원했던 모델은 1,500,000 원

카메라는 조금 만져봤다고 쳐도 사진도 잘 모르는 사람이 시작부터 '독보적인 AF 성능의 콤팩트 카메라'는 다소 부담이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사람의 합리화란 게 참 무섭다. 그 카메라를 가져야 할 이유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래도 합리화는 가격을 이기지 못했다. 그래서 산 카메라는


한 단계 아래 버전인 rx100m6 되겠다. 낮은 버전을 고른 이유는 가격도 가격이었지만, rx100m7의 동영상 성능과 마이크 연결할 수 있는 잭이 나에게는 큰 활용도가 없었다. rx100m6도 가격이 만만치 않았지만, 이왕 살 거 좋은 거 사자는 생각과 무심코에 들린 sony 오프라인 매장에서 할인했기에 과감히 모아둔 돈을 부어 결제를 했다. 결제하는 순간까지 손이 벌벌 떨렸다. 그래도 잘 쓰면 그만이지.


일주일 정도까지는 친해지는 시간이라도 쳐도 안 친해지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컸다.


근데 사진이란 게 참 묘하더라.

영화를 좋아해서 찍어봤고, 글도 좋아해서 직업을 삼았는데... 사진으로도 뭔가를 계속할 것 같다.

사진을 잘 못하더라도 한번 해보고 싶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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