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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남우 May 23. 2021

수면 위에 수면

요즘 오후 2시가 내 기상 시간이다.

새벽 내내 작업을 하면서 아침 6시에 잠을 잔 결과이다.

그래도 취침시간만 따지면 8시간 정도 자서 부족하지 않는데, 오후 2시에 일어난다는 자체가 매일 현타를 오게 한다.


새벽에 작업이 잘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이번 작업까지만 이렇게 생활하고 끝나는 대로 기상 시간을 조율하려고 하는데, 매일 2시에 일어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뭔가 스스로 게을러 보인다고 할까. 사실 그 스트레스 덕분에 오늘 하루를 더 활기차게 보내겠다고 다짐을 하게 된다. 하루는 때마침 친구 집에서 술을 한잔하고 졸린 틈을 타 집에 오자마자 세면과 양치를 완료한 후 9시에 바로 잠을 잤다.


중간중간 계속 깼다. 11시, 12시 새벽 3시, 4시까지 거의 1시간 단위로 깼다. 그러다 날이 밝아질 때쯤 새벽 5시쯤 됐겠다고 예상을 하고 마지막으로 눈을 감았다. 그렇게 나는 12시에 일어났고, 15시간을 자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회사를 다니지 않는 이상, 타인과 약속이 있지 않는 이상 나는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겠구나 싶었다.


왜 아침에 일어나는 것에 집착을 하게 됐는진 모르겠는데, 모두가 아침에 시작해서 저녁에 끝나고 나는 점심에 시작해서 새벽에 끝나니 그렇게 생활하지 않는 내가 뭔가 눈치 보이기도 하고 도태된 것만 같았다. 

아침형 인간이 성공한 사람이 많다는 어떠한 글을 읽고 그랬을 수도 있다. 근데 또 다른 글은 잠 충분히 자고 자기 패턴대로 생활해서 성공한다는 사람도 있다고 하고 다 제각각이었다. 나 대로 살려고 하지만 아침의 현타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나로서가 이미 나의 생활을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생활 패턴도 엉망이니 식습관도 식사 시간도 엉망진창.


오늘도 9시에 일어났다가 다시 잤다. 10시, 11시 그렇게 1시 반에 일어났다.

그러고 다시 열심히 새벽에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그래도 단명을 막기 위해 얼른 시차를 맞춰야겠다.

이것만 보고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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