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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식부름 지나 May 26. 2024

이승규, 37살, 바보시인 도전가

야근식당 3편.

 2~30대 젊은이들이 사회에 발을 내딛으며 겪는 여러 형태의 성장통인 실패, 좌절, 걱정, 불안 등을 대변하고, 그 과정 속에서 용기를 잃지 않도록 독려하고 세상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생각을 전환할 수 있는 시

안녕하세요. 이번 편에서는 트레바리에서 유튜버 사내뷰공업의 클럽 파트너로 활동하고,

직접 모임도 운영하는 이승규님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승규님은 자신을 소개할 때, 일산에서 500평 카페를 운영하고, 시집을 쓰고, 라디오 방송을 해본 경험이 있으며, 현재는 스타트업에서 에디터로 일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경험을 가진 그는 자신을 평범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는데요.


그가 사람들에게 글을 선물하는 공간을 운영하고 싶다는 꿈을 이야기할 때, 어떻게 평범한 사람이 이렇게 특이한 경험들을 할 수 있었는지, 그의 내면이 궁금해져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시작합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에디터로 직장생활을 하며, 쉴 때는 책을 읽어요.

또 책 내용을 직접 체험해 보는 트레바리 모임 <체험독서-온기>를 운영 중인 이승규라고 합니다.


트레바리 모임은 얼마나 되셨나요?

제가 파트너로 <온기>라는 모임을 하는 데요. 멤버로 2년, 모임운영 3년. 합쳐 5년째예요. 전에도 지인들과 비영리로 운영했었고, 코로나로 모임이 없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트레라비로 옮겼어요. 트레바리는 코로나 때도 있었던 유일한 플랫폼이었거든요.


모임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또 선정한 책들과 어떤 활동을 했는지 궁금해요.

모임의 장점은, 제가 혼자 할 수 없었던 일을 사람들과 한다는 것이에요. 활동은 저희가 1달에 1번은 독서모임, 1번은 독서를 체험하는 형식으로 그렇게 4달씩 운영되고 있는데요. 한 번은 책 <싯다르타>를 읽고는 사람들과 수국사로 템플스테이를 갔어요. 스님께 독서모임에서 단체로 그 책을 읽고 왔다는 이야기를 하고, 또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기도 하는 만남들이 재밌는 거 같아요.


기억에 남는 멤버분은 어떤가요?

제가 하고 있는 <온기>는 서로 연인이 되신 분들도 있어요. 이번 모집기간에도 그 이야기를 써놨는데 그걸 보고 한 분이 “철학 없는 구애는 야만적이다.”라고 하셔서,  저도 공감하며 서로 존중하는 선에서 서로 마음을 표현하시라고. 대답하죠. 그러다 좋은 인연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고요.(웃음)  

또, 세 번이나 연장한 분이 계세요. 또 이 분은 또 굉장히 먼 거리에서 매주 강남으로 오세요. 근데 전, 마지막 모임마다 제가 멤버들을 위한 작은 상을 선물하거든요. 그래서 이분께 감사한 의미로 <박지성상>을 써서 드렸어요.(웃음)  


모임을 운영하면서 사람들과 친해지는 팁이 있을까요?

대화를 할 때, 잘 고민을 들어주는 한 두 사람을 찾아요. 그래서 좀 편해졌을 때, 그 옆에 있는 사람들을 넓혀가요. 저는 기자를 하다 보니,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지는 좀 알게 됐어요. 그 사람이 어떤 걸 이야기하면 재밌어할까, 고민하다 보면 좀 나오는 거 같아요. 또, 저는 극 F라 되게 잘 들어주거든요. 이청득심이에요. 결국.











CH2. 시집 [바보시인]


시인이라고도 소개하시는데, 어떤 글을 쓰시나요?

사실 전 정식적인 문인은 아니에요. 근데 7권 정도 써냈죠. 제 첫 책은 바보시인이에요.


어쩌다 시작하게 된 거예요?

흔히 성공한 다음, 책을 내야겠다 생각이 들게 되잖아요. 그런데,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자꾸만 소중한 것들을 잃어가는 느낌인 거예요. 그래서 안 되겠다. 그냥 지금 내야겠다. 하고 월급을 쏟아 천부를 찍었어요.


돈을 쓰는 데 제약이 없었던 건가요?

아뇨. 대신 생각했던 원칙이 있어요. 광고홍보에 단 10원도 쓰지 않는다. 예요. 그리고 1년 뒤에 정확히 계약한 1천 권을 팔았어요. 그리고 또 천부를 찍고 결국 3천 부 넘게 팔았죠. 당시에 독립서점이 붐이 일어나며 제 책도 선택을 받은 것 같아요.



책은 어떤 내용이에요?

제 책에 대한 서평을 써주신 분들 중에, < 2~30대 젊은이들이 사회에 발을 내딛으며 겪는 여러 형태의 성장통인 실패, 좌절, 걱정, 불안 등을 대변하고, 그 과정 속에서 용기를 잃지 않도록 독려하고 세상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생각을 전환할 수 있는 시 >라고 하시는데요.

당시 첫 책을 내던 18년도에 좌절감, 무력감, 우울감 그리고 불안감에서 자유롭지 못한, 누구에게나, 무조건 치열하게 달리기만 했던 이들을 생각하면서 썼어요. 제20대 당시, 주변에 성공한 친구들은 많은 데, 나만 지체되어 있는 건가 싶었던 제 감정을 담았거든요. 열등감과 힘든 감정을 이기려고 글을 써왔어요.



처음에 돈을 벌지 못해도 계속 한 이유와, 하면서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저는 근본이 아웃사이더예요. 어느 출판사에서도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 판에 끼는 게 아니라 결국 그 판을 엎고자 했어요. 그랬더니, 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어요. 또 사람들 만날 때마다 제가 쓴 책을 선물할 수도 있었고요. 그래서 블로그에 올라오고, 인스타에 올라오고, 기사로도 나오고. 그러다 제가 라디오에 섭외가 되었어요.

작가님이 제 책에 대한 걸, 블로그에서 발견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라디오 95.1 Mhz TBS 교통방송에서 새 코너에 저를 고정게스트로 섭외해 주셨어요. 조현아 아나운서님과 연예인 분들도 볼 수 있었죠.


어떤 역할을 맡았어요?

'홀가분 마음 세탁소' 코너라고 매주 일요일, 다양한 사람들의 고민을 접하면서 이에 맞는 다양한 시 처방을 하는 거였어요. 그때 쓴 첫 시를 보여드릴게요. 그날이 만우절이라 거짓말에 대한 시를 낭독했거든요.




'때로는 속아도 좋다.' 이 구문이 좋네요.

우리가 가장 힘들어하는 게, 사실 일과 연애, 사랑, 그리고 이루고 싶은 것들이 잖아요.

지금 당장 힘들어도 잘  될 거라 믿으면, 돌아볼 때 이것들이 다 거짓말이 되어있을 것 같다는 취지에서요.


승규님은 어떤 사람들을 위해서 메시지를 써요?

저는 요즘 사회의 비주류예요. 오히려 제가 주류였으면, 글을 쓰면서 제 이야기를 안 했을 거 같아요. 저는 평범한 사람이고, 특이할 수 있는 경험들을 해봤을 뿐이죠. 그래서 솔직하게 말할수록, 많은 공감을 살 수 있는 거 같아요. 또한, 이런 고민에서 저 역시도 많은 부분 치유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라디오 같은 경웅도 처음에 시작 당시엔 하루만 하는 건 줄 알고 갔다, 청취율이 좋아서 고정게스트로 섭외를 해주셨어요. 그게 세 시즌이 되고 일 년을 했더라고요. 전 이걸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출간할 수도 있었고요.


 



 





CH3. 본업은 뭐예요?


그럼 본업은 뭐예요?


1) 온라인 매체 기자

제가 광고홍보학과를 나왔거든요. 대행사 대신 전 온라인 작은 매체에서 기자일을 시작했어요. 그 회사가 마케팅 회사에 인수가 되면서 어느 순간 마케터의 일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때부터 느꼈어요. 저만의 글을 써야겠다고. 그래서 책을 쓰면서 창업도 하고, 그러다 생존을 못해서 결국 회사로 복귀하기도 하고, 악순환의 굴레를 반복하고 있네요.(웃음)


2) 카페 운영, 자영업자

그 이후로는 제가 두 번의 창업을 했는데, 두 번째가 책과 관련된 공간 운영이에요.

일산에서 550평 규모 카페를 운영했거든요. 대표님은 따로 계시고, 저는 실장으로 전반적인 공간 운영을 담당했죠. 책방의 이름은 이로운 책방인데, 원래 상호명이 이로운 나라의 앨리스예요. 대한민국 키즈 카페 중에서 1등을 했던 곳이죠. 대표님이 딸하고 시간을 보내기 위해, 키즈 카페를 만들었는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주인공이 이상한 나라에 가면서 모험을 떠나는 부분에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이후로는 지금은 스타트업에서 에디터로 자리를 받아서 일하고 있는데, 요즘 다시 카페 운영을 준비할 거 같아요. 제가 운영하는 모임에서, 만난 분 중에 개발자이자 부업으로 카페를 3개 정도 운영하는 분과 협업하거든요. 그분께서 그중 한 곳을 제가 맡아서 책방처럼 운영해 주길 원하시더라고요.


계속 해온 게 직업으로도 연결이 되는 거 같네요.

정말 좋아하면,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는 거 같아요. 그러다 보면서 주는 만큼 받는구나 느껴요. 직접적으로 내게 돌아오지 않아도. 간접적으로라도 환경이 바뀌어요.

제가 전하고 싶은, 감동을 원초적으로 표현하는 게 저에겐 글이 됐고, 그게 모이다 보니 책이 되고 있어요. 결국 사람들에게 이 감동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다 연결이 되는 거 같아요.


꿈은 뭐예요?

이승규하면, 대표적인 시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꿈에 대해 쓴 시도 하나 있어요.

꿈 - 이승규

남이 이룬 꿈을 존중하고

내가 이룬 꿈에 감사하며

꿈을 이루지 못한

이들의 마음을 헤어릴 것


어떤 시예요?

윤동주 님의 서시를 보면, 나서지 못한 마음을 부끄럽다고 쓴 게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사잖아요.

생존과 꿈이랑 자주 양립되는 거 같아요. 그래도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건 계속해야 하는 거 같아요. 어떤 걸 열정적으로 파고, 실패도 해보고, 저항할 줄도 아는 이 모든 과정들이 꿈같아요.


하지만, 꿈이란 누군가는 이루지 못한 것도 있겠죠. 그래서 동시에 잃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최대한 지켜가는 게 아름다운 거 같아요.


 

 






CH4. 좋아하는 일, 가슴으로 전하는 일



그래도 좋아하는 일과 해 아하는 일 사이 타협하는 지점이 있나요?

저는 곧 죽어도, 제가 싫어하는 일만은 못해요. 결국 생존하려면 해야 할 때도 있죠.


앞으로는 어떻게 계속할 건가요?  

요즘도 소박하게 내 일상 잘 꾸리고 글을 계속 쓰고 싶어요. 배우가 되고 싶은 친구들은, 영화배우를 보면서 꿈을 꾸잖아요. 사람들이 감동을 받으면, 감동을 전달한다고 봐요. 저는 책으로부터 영감을 많이 받고 꿈꿨던 거 같아요. 그걸 다 나눠주고 싶어요. 근데 글은 노래처럼 임팩트나, 배우처럼 감정을 실어 보여주기도 어렵죠. 한 번에 사람의 심장에 꽂히기 어려워요. 그래도 그 울림을 잘 전할 때까지는 계속할 거 같아요.  


울림을 전하기 위해서 뭐가 중요할까요?

사실 유튜브의 시대라고 하잖아요. 숏폼이나 릴스같은 곳엔 휘발성 정보가 많은 거 같아요. 그런 것들이 지나면, 결국에는 다시 정제되어 있는 기록물이 남지 않을까 싶어요. 전하는 기술, 후킹에만 치중하는 건 위험하단 생각을 하는 거 같아요. , 요새 성공하려는 사람들의 노하우를 기술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은데, 그전에 사람들 마음이 어떤 걸로 움직이는지 보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그래서 결국, 본질적인 건 하고 싶은 메시지가 분명해야 하는 거 같아요. 종교도 보면, 믿음과 행동이 아름다워서, 옆에 있는 사람들이 전하잖아요. 그래서 하는 거 같아요. 혼자 그리고 같이. 결국에는 다 함께.



거기에 있어서 '함께'한다는 가치도 큰 거 같아요.

맞아요. 제가 만든 책들의 반은 사람들과 같이 만들었어요. 요즘, 원소스 멀티 유즈라고 하잖아요. 제가 책을 주변에 나눠주면, 그때 해시태그를 모아 해시태그 북을 만들었어요. 다 개인 사비로 만들어요. 디자인, 1000부 인쇄 비용을 들였죠. 또 다 소진해서 그 후에 1000부 찍어 다 나눠드렸어요.(비매품)



 

그렇게 글을 쓰면서 어떤 생각을 하세요?

저는 비주류지만, 계속하는 사람이에요. 제가 처음 글을 쓴 게 8년 정도밖에 안 됐더라고요. 브라운관에서 뜬 배우들 보면 무명이 기본이 15년이더라고요. 어? 나는, 나는 8년이구나. 그래서 끝까지만 하면, 뭐라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성공에 언제쯤 가있을 수 있을까요?

욕심은 버리려고 하는 거 같아요. 얼마 전에 쇼츠를 보는 데, 배우 김지석 씨와 지석님 아버지의 대화 중, 그 아버지께서 80점짜리가 100점 인생을 살려고 하면, 늘 80점이야. 그런데, 80점짜리가 80점 인생만 사면 그게 또 다른 만점이다. 하시는 거예요. 그 말에 공감을 헀어요. 내가 가진 작은 것들에서 큰걸 발견해야 해요. 그러지 못하면, 큰걸 얻어도 작은 행복밖에 얻지 못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거 같아요.


결국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다'는 거 같아요.

보통 좋아하는 일로 돈을 못 벌면 99%가 포기한다 하더라고요. 처음엔 현실감각이 없었던 건지, 무조건 베스트셀러가 될 거란 생각이 있다 보니, 계속 월급을 창작하는데 다 썼어요. 지금은 현실에 얻어맞으면서 많이 위축되었지만 저는 끝까지 포기하고 싶지 않거든요. 돈도 벌지만, 좋아하는 건 돈이 되든 되지 않든, 놓지 않고 가져갈 거 같아요.


왜 그렇게까지 계속하고 싶어요?

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안 될까요? 사람들이 다 똑같이 살려고 하잖아요. 그렇게 된 거 자체가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해서 일거 같아요. 그렇게 해서 행복하다 하면 그래도 되는데, 왜 불행해하면서 똑같아지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똑같아지는 걸 정답처럼 말하는데, 정답은 그냥 행복하면 돼요. 전 하루하루 즐겁고 재밌게 살고 싶고. 재밌게 내 이야기를 만들고. 현재 진행형으로 살아갈 거예요.



독자들에게 한마디-!

오늘 인터뷰 덕분에, 다시 한번 제 걸음을 살펴봤어요. 누군가 알아주는 거 같지 않더라도, 자기만의 서사를 만들어가다 보면 햇빛이 비출거란 생각을 해요. 그 햇빛이 비추지 않더라도, 자기만의 길을 걸은 건, 누구도 할 수 없는 자기만의 것이잖아요. 비도 내려도, 햇빛이 비추면 걸어온 길이 반짝반짝 빛날 거 같아요.


내가 포기만 하지 않으면, 돼요. 결국 각자의 레이 스니까요.

정상을 바라보고 가면 지치지만, 주변에 풍경도 보면서 천천히 함께 가면 정상보다 더 멀리 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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