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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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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아무나 Mar 02. 2016

바다를 읊다

아껴 보아야 할 바다 끝에 작은 절이 있어

부러 고개 숙여 불상에 합장하고

혼자 간다하기에 너무 큰 소리를 내며 대문을 빠져나왔다.


아껴둔 마음으로 고개를 드니

내가 너무 작은 바다가 다소곳이 앉아 퍼진 치맛단같다.


감히 바로보지 못할 첫날 밤 서방의 얼굴마냥 부끄러이

고개를 들고 눈썹을 누르며 바라본 바다에

너를 볼 때와 꼭 같은 설렘이 맘에 가득 찼다.


나는 파도와 바람과 울리는 너의 소리를 한번에 견딜 수가 없어

귀를 막았다.

바다는 눈으로 너는 마음으로 옮아가

이제서야 편안히 길을 걸을 수 있었다.


하늘을 닮아 바다가 파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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