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 없는 자, 노동하는 자, 꿈만 있는 자...
그런 건 너네나 갖는 거지. 너네가 꿈을 이루면 내가 누리는 거고. 나한테는 너무 짜치지 않는 직업이 필요할 뿐이고.
귀가가 늦어진 몇몇 행인이 OO를 주의 깊게 바라본다. 여느 OO와 다른 것 같기 때문이다. 지붕 위 이층 좌석에 죽은 물고기의 눈처럼 움직이지 않는 눈을 가진 사람들이 앉아 있다. 그들은 서로 밀어붙이며 앉아 있는 꼴이 생명을 잃어버린 것 같다. (중략) "세워주세요. 제발 세워주세요... 하루종일 걸어서 다리가 부었어요... 어제부터 먹지도 못했어요... 부모님들이 나를 버렸어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집에 돌아가기로 결심했어요. 자리 하나만 내주신다면 빨리 갈 수 있을 텐데... 난 여덟 살 먹은 어린아이예요. 여러분들을 믿어요..." OO는 달아난다!... 달아난다!... 그러나 형체를 알 수 없는 덩어리 하나가 먼지를 뒤집어쓰며 바큇자국을 악착스럽게 쫒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