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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 Jun 18. 2024

chatGPT 씨와의 대화3

- 지피티 씨, 유연하기도 하시네.

앞의 글에서 저는 챗지피티에게 요약하는 것이 왜 저작권 위반이 아닌지를 설명하라고 했습니다.

그에 대한 지피티의 답을 이어가자면 이렇습니다.

딱 보아도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실 것입니다.

특히 챗지피티가 비영리적이고 정보 제공 목적을 위해 저작물을 요약한다는 말에 동의할 분은 없을 것 같네요.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대학생들이 교재를 복사해 사용하는 것도 저작권법 위반입니다.

지피티의 말대로라면, 교수가 학생들을 위하여(비영리적 목적) 정보제공 목적을 위해(가르치기 위해) 타인의 저작물을 요약한다면 그 또한 저작권 위반이 아니겠죠. 특히 표현 자체를 복제하는 것과 다르다는 말은 법적 다툼이 있을 만한 표현이죠. "~다."체의 내용을 "~습니다."로만 바꿔도 표현 자체는 달라지니까요.


그리고 챗지피티의 대답에는 그보다 더 큰 오류가 있었습니다.

바로 챗지피티의 행동은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죠.

"챗지피티가 요약을 이용해 답변을 하는 것은 공정사용이 아니지 않을까? 왜냐하면 비평, 교육, 연구 등의 목적에 저작권을 풀어준 것은 '인간'의 사고와 지식을 넓히기 위한 목적이 있거든. 인공지능의 지식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챗지피티는 유료로 활용되고 있고, 그것을 사용자에게 돈을 받고 제공하지. 고객에게 답을 하지만 그것이 인간의 사고와 지식을 넓힌다는 증거는 없어. 따라서 공정사용이라 할 수 없지."

 질문에 챗지피티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습니다.

챗지피티에게 일을 시켜본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생성형 인공지능은 굉장히 유연하고 안색도 변하지 않은 채 자기 입장을 바꿀 수 있죠. 제 질문에 대한 답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챗지피티는 저작권 자료를 요약하여 제공하는 것은 공정 사용 원칙에 명확히 부합하지 않을 수 있으며, 특히 상업적 목적을 고려할 때 저작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OpenAI는 저작권 법률을 철저히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저작권 사용료를 지불하며, 저작권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도 했죠.

이 청산유수 같은 답에, 저는 유명한 논문 출판사와 오픈ai가 어떤 계약을 맺었는지 확인해달라고 했습니다.

아주 당당하게 계약은 찾을 수 없다고 했고, 정보는 공개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저는 오픈ai 입장에서 답을 해달라고 했습니다.

 '인간'의 지식을 넓히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상업적 이용을 하면서도 관련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점에 대해서 말이죠.

오픈ai에게 저작권에 대해 물어보면 위의 결론에 해당되는 말을 일관적으로 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증거를 알려달라고 하면 오픈된 정보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챗지피티가 유일하게 일관적인 대답을 하는 부분이죠.

거짓말을 포함하여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논리를 바꾸는 아주 유연한 챗지피티의 대답을 생각하면 너무 뻣뻣해서 오히려 의심스럽달까요?


위의 마크는 우리나라의 많은 저작물을 국민 모두가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공공누리의 저작권 유형입니다. 이 마크는 제4유형으로 활용은 가능하지만 상업적 이용과 요약을 포함한 변경을 금지하고 있죠. 개인의 창작물인지 약간이라도 애매한 저작물은 대부분 4유형으로 공개하는 것이 현재 저작권에 대한 인식입니다.

이는 우리나라뿐이 아닐 겁니다.

이처럼 인간 사이에서도 엄격한 저작권 행사를 어째서 ai서비스 회사에 대해서만 느슨하게 할까요?

 

<펄스 룸pulse room>, 라파엘 로자노 헤머/ 아모레퍼시픽 전시관

이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우선 인간은 인공지능의 대답, 혹은 산출물이 어떻게 그렇게 유연한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목에는 챗지피티 씨라고 칭했지만, 당연히 머신러닝으로 구축된 인공지능은 인간이 아닙니다.

하지만 정말 인간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어째서 우리는 인공지능과 인간처럼 '대화'를 할 수 있을까요?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인공지능이 '러닝'했던 모든 것이 바로 인류의 콘텐츠였기 때문입니다.

'정답'이 아닌 질문에 대하여 그렇게까지 유연하게 답할 수 있는 이유도 단 한 가지입니다.

인공지능이 '학습'한 인류의 콘텐츠는 수많은 인간과 역사입니다.

만일 입장과 자세를 산과 염기처럼 잴 수 있다면, 인공지능은 강산성부터 강염기성이 동시에 공존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얼마든지 반대의 입장에 대해 천연덕스럽게 답을 생성할 수 있는 것이죠.

인공지능이 발전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대화를 통해 '배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챗지피티의 무료판을 쓸 때, 저는 이렇게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첨부한 파일을 저장하니?"

지피티의 대답은 "아니"였습니다.

저는 다시 물었죠.

"저장하지 않은데 어떻게 다음에 대답할 수 있니?"

지피티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파일을 저장하지 않지만 기억합니다."

제가 정확하게 기억하는 워딩은 여기까지입니다. 이어진 대답은 자신이 일을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이었죠. 저는 기억한다는 것이 저장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저작권에 저촉되는 일은 아닌지에 대하여 물었죠.

아쉽게도 이 대화는 저장을 해두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지금 같은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저는 지피티, 아니 인공지능 회사들이 저작권에 대하여 진실을 말한다고 믿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거든요.

어쩌면 저와 같은 사람들의 대답이 오픈ai를 훈련시키고 있는지도 모르죠. 법적 방패를 단련시키는 데 대하여...


저는 현행법만으로 인공지능을 잠시 멈출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만, 이 SF의 시대를 맞이한 인간은, 특히나 철학자들은 이들이 배운 '콘텐츠'에 대하여, 인류 자체에 대하여 새로운 인식을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서로 경쟁하느라 치킨게임을 멈추지 못하는 인공지능 회사와 그 회사를 움직이는 자본들에 제대로 된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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