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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Apr 02. 2022

내가 이태원에서 스타벅스를 가는 이유

유아차로 산책을 하며 알게 된 불편한 사실

아이가 조금씩 크면서 하루에  번은 바깥세상을 구경시켜주기 위해 차에 태워 산책을 나간다. 집에서 이태원은 성인 걸음으로 삼사십  거리, 왕복  시간 반쯤이면 다녀올  있다. 이태원을 구경하는 날은 즐거우면서도 묘한 기분이 든다. 멋지고 트렌디한 옷이나 소품을 파는 편집샵, 예쁜 카페 등을 밖같에서 훑어보며 지나갈  있으니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나간다이다. 결코 들어갈  없다. 이태원 대부분의 브랜드 매장이나 카페는 높은 계단이 문턱처럼 차를 가로막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는  안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할  없다. 차로는  높은 계단을 넘기 어렵다. 노키즈존도, 노장애인도 대놓고 쓰여있지는 않지만 사실 자연스럽게 배척당하고 있다.


이태원에서 차를 끄는 사람을  적은 있는가? 혹은 살면서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을 많이  적이 있는가? 우리가 이태원에서 차를 끄는 사람을  적이 별로 없는 것은, 혹은 길거리에서 휠체어를  장애인을  적이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휠체어나 유모차로 다니기에 장애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제대로 정비되지 않는 도로들, 높은 턱의 상점 입구, 카페도 음식점도 상점도 어느 하나 쉽게 들어갈  있는 곳이 없다. 차를 끌든 휠체어를 타든 바깥세상은  발로 자유롭게 걸을  있는 사람들만을 위해 만들어져 있다.


차를 끄는 엄마들이 그렇게 아울렛이나 백화점에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차를 막는 턱도 없고,  때문에 엘리베이터가 좁다고 눈치 주는 사람도 없으며, 차를 끌고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셔도 좁은데 와서  이러냐고 타박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아차는 보호자가 동행을 하며 자차로 이동이 가능하다. 그러나 휠체어를  장애인은 혼자  백화점까지 가는 교통수단을 타고 혹은 자차로 움직여 백화점 내부까지 이동하는 것도 쉽지 않을 터이다.  사회의 시스템이 그러하니까.


남산 둘레길을 걸으면 산책을 하는 시각장애인을 많이 만날  있다. 살면서 가장 많은 시각장애인을 만난 곳이 그곳이다. 누구든 즐길  있도록 턱이나 계단이 없도 시각장애인도 걷기 좋게 노란색 유도 블록을 만들어 두었으며, 남산 둘레길 앞까지 시각 장애인을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는 서울시 운영 택시가 수시로 드나든다. 시스템을 만들어 두면 어떤 공간을 즐길  있는 사람은 훨씬 많아진다. 시각장애인도 걷기 좋게 만들어둔 곳이라 노면 정비가  되어 차도 다니기 좋고 나이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도 그리고 이제 걸음마를 하는 아이도 걷기 좋다. 우리 모두  냄새와 나무 냄새를 맡고 새소리를 들으면서 걸을  있다. 그 어느 누구도 배척당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이번 장애인 시위를 보며, 어떤 사람은 ‘왜 일반인들을 불편하게 하냐’고 말했다. ‘방법이 잘못됐다고’.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지난 수십 년간 그렇게 수백 번 지하철을 타며 그동안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왜 손에 꼽을 정도로 보지 못했는지 생각해야 한다. 그 ‘일반인’은 기껏해야 며칠 고생했을 것이다. 어느 장애인은 수십 년을 고생했던 삶이다.


그래서 나는  이태원에서 스타벅스를 가냐고? 이태원에서 턱이나 계단이 없는 카페는 손에 꼽을  있을 정도인데 그중 하나가 스타벅스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겐 당연하게   있는 수백 개의 카페가 있는 이태원에서 말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앞에서 지하철을 타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이태원은 언감생심이겠지. 그것이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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