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가게를 홍보할 마음은 전혀 없지만, 어쩌다 보니 세 번이나 ABC타이어에서 타이어를 바꾸게 되었다.
3년 단위로 갈았으니 6년 전에 처음으로 ABC타이어를 이용했다. 계기는 타이어 사기였다.
정확하게 말하면 사기가 아닐 지도 모르지만 소위 호구 눈탱이를 맞았다. 사연은 이렇다.
동해에서 거주할 무렵 집 근처 사거리에 커다란 타이어 가게가 있었다. 체인점 형태로 운영하는 독일 국기 색깔을 강조하는 곳이었다.
타이어 공기압 수치가 낮길래 공기를 주입할 겸 자동차를 댔다. 입구에는 '타이어 공기압 점검 무료'라는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다.
직원 분들은 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구십 도를 인사를 하셨다. 그냥 호스만 당겨와서 공기압을 체크해 주시는 줄 알았는데 차 키를 달라고 했다. 리프트까지 올릴 일인가 싶었지만 나는 그냥 키를 건네드렸다.
오 분 뒤 굉장히 심각한 얼굴을 한 직원 한 분이 나를 리프트 근처로 불렀다. 타이어 편마모가 심하다고 했다. 나는 타이어를 교체한지 이 년 밖에 되지 않았고 타이어의 홈과 무늬가 선명해서 의하했지만 일단 설명을 들었다.
"올란도는 앞 쪽에 무게가 쏠리는 경향이 있어요. 장거리도 종종 나가시나요?"
나는 편도 사십 분이 걸리는 삼척 도계까지 출퇴근을 하고 있었기에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거 보세요. 운행량이 많은 차량이네요. 편마모가 심하면 타이어가 펑 터질 수 있습니다."
처음 듣지만 굉장히 심각한 이야기였다. 출퇴근 길로 이용하던 38번 국도는 덤프 트럭이 일반 차량보다 더 많이 다니는 공포의 구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호구가 미끼를 무는 순간이었다.
"타이어를 제때제때 갈아서 위험을 예방하셔야 합니다."
엄숙한 얼굴이었다.
"어떤 타이어를 하면 되나요? 종류가 뭐예요?"
나는 카탈로그나 혹은 인터넷으로라도 목록 같은 걸 보기를 희망했지만 직원은 말로만 설명을 계속 이어나갔다.
"현재 매장에 금호에서 나온 아주 괜찮은 타이어가 있어요. 3개 사면 하나는 무료로 드려요. 좋은 조건이죠?"
상식적으로 금호 타이어에도 수 많은 종류의 타이어가 있다는 걸 유추할 수 있겠지만, 타이어 폭발에 꽂힌 나는 '금호'라는 일반적인 브랜드 이미지가 주는 안정감에 수긍하고 말았다.
"얼마인가요?"
"한짝에 21해서 원래는 총 84인데, 한 개는 서비스로 63에 해 드릴게요."
63이라 해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금액이었기에 아내와 상의했다. 나는 찐호구 답게 직원 앞에서 아내와 통화를 이어나갔다. 아내는 나 보다 훨씬 강한 강도의 '안전 지상주의자'.
"타이어 폭발은 안 되지. 예금 깨면 돼. 그냥 바꿔."
"지금 조건이 좋아. 바로 해달라고 할게."
찐 호구 커플은 초조한 기색으로 '할인 타이어의 행운'에 감사하며 카드를 긁었다.
새 타이어였음에도 전에 타던 타이어보다 승차감이 별로였다. 노면 소음도 더 잘 올라오고, 어딘가 딱딱한 촉감이 수시로 엉덩이를 자극했다. 과연 바꾸길 잘 한 걸까, 이상한 후회가 들었다. 이년 만에 폭발하는 타이어라면 애초 판매허가가 날리가 없지 않은가.
찜찜한 기분에 타이어 교체 관련 정보를 찾아봤다. 아니나 다를까 이미 온라인 쇼핑으로 타이어 가격비교가 가능했고, 타이어 종류별 할인 유무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타이어 또한 상품이므로 정보가 활짝 열려있었던 것이다.
타이어 교체 시기와 교체 시기의 타이어 증상도 친절하게 나와있었다. 트레드가 갈려서 매끈해 지거나, 홈 가운데 고무 표시줄이 없어지면 교환하시면 됩니다!
나는 그 어떤 기준에도 해당하지 않은 상태에서 타이어를 바꿨다. 일순 머리를 스치는 서늘한 한기.
당, 했, 다
누구를 탓하랴 호구는 나였다.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 타이어 모델을 사진 찍고 검색했다. 장착비까지 포함해 바퀴 하나에 9만원 후반에 설치가 가능한 모델이었다. 1년이나 2년쯤 더 타고도 40만원 안쪽으로 구입할 수 있는 타이어를 63만원에 교체해버린 호구. 심지어 교체 전 한국타이어 모델이 더 상위 라인업이었다.
며칠 더 고민하고 올게요, 이렇게 말하고 갔어도 됐는데 뭐가 급해서 당장 교체하고 말았을까. 누굴 탓하랴. 이후 타이어를 구입할 때는 온라인으로 검색해서 마음에 드는 모델을 고른 후 특정 카센타로 배송한 뒤 장착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었다.
여러 업체가 있지만 ABC타이어가 무난하고 편안하여 꾸준히 사용 중이다.
내 차종에 맞게 모델을 검색하기도 편하고, 모델 별로 할인율까지 비교할 수 있다. 일반 사람들은 한국 타이어, 금호 타이어, 넥센타이어 정도만 알겠지만 외산 타이어도 선택 가능하다.
규격만 맞으면 콘티넨탈이든, 굿이어든, 미쉐린이든 끼워 넣을 수 있는 것이다. 가격도 합리적이다. 네이버 쇼핑이나 쿠팡과 비교해도 거의 최저가에 근접한다. 때때로 이벤트도 하니 경제적으로 손해볼 일은 별로 없을 듯 하다.
다음 타이어 교체도 ABC타이어로 할 예정이다. 쓰고 보니 광고 게시글처럼 보이지만 단순히 새 타이어로 바꿔 끼고 나서 기분이 좋아져서 쓰는 글이다. 나 같이 호구 눈탱이를 쓸 분이 이 세상 어딘가에는 반드시 있을 테니.
#타이어사기, #ABC타이어, #타이어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