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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리 May 11. 2020

두부 한 모가 4500원?재난지원금을 대하는 방법

재난지원금을 마케팅으로 활용 했더라면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됐다.

전국민 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가뭄의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러나 불편 진실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발생했다.

앞서 재난기본소득을 나눠준 경기도에서 ‘바가지’ 사례를 토로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3000원짜리 두부는 4500원이 되었고,

20kg 쌀 한 포대는 현금가보다 2만 5000원이 비쌋다.

물론, 일부 업체에서 발생한 일이겠지만 불편함보다는 아쉬움이 크다.


위기는 언제나 기회를 동반하고

어려울 때일수록 브랜딩과 차별화가 필요하다.


서울역에서 신호등만 건너편

CJ, LG, STX 등 임직원수만 수천 명이 되는 회사들이 빌딩 숲을 이룬다.

그리고 그 앞에는 직장인들을 상대로 하는 소규모 카페들을 5걸음에 한 개씩 있다.

거리에는 언제나 직장인들이 가득하다.


3M 근무 시 파트너사들과의 미팅을 위해 서울역에 종종 갔었는데,

커피를 테이크아웃하기 위해 카페들이 밀집된 곳으로 가면

언제나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커피집이 있었다. (A가게라고 말하겠다)


A가게는 원두가 특별하지 않고 (맛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른 곳에 비해 인테리어가 특별히 나은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곳은 언제나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나도 무작정 줄을 섰다.

그곳에서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다.


서울역에 있는 직장인들은 대부분 '카드'를 사용한다.

심지어 4명이 와서 4개의 카드로 '각각'계산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러다 보니 대다수의 카페들은 '현금'으로 결제하는 고객에 한해서

500원을 할인해 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었다.


A가게에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비로소

'아, 이것이 사람들을 줄을 서게 만드는 이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다른 가게들과 반대로 A가게는 카드로 결제하는 고객에게 500원을 할인해 주고 있었다.

다른 가게들이 현금 사용을 장려하는 것에 반해 A가게는 카드 사용을 장려하고 있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카드로 결제하면서도 계산대에서 전혀 눈치 받지 않고 결제를 했다.

그리고 나는 서울역에 갈 때마다 그곳에서 커피를 마시게 되었다.


얼핏 보면 카드로 결제 시 500원을 할인하는 것른

커피 가격을 500원 내려서 판매하는 것과 동일하다.

그러나 '카드 결제 시 500원 할인'이라는 메시지는 고객이 느끼는 미묘한 불편함을 해소시켜 주기에 충분하며,

커피 가격을 500원 싸게 판매하는 것보다 (차별화와 단골고객 확보 측면에서) 더 큰 효과를 만든 것이다.


전국민재난지원금을 받은 사람들은

당장 그것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 먼저 생각할 것이다.

이번 기회에 필요했던 물건을 살 수도 있고,

생필품을 평소보다 많이 살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매출을 올리는 방법은 두 가지다.

① 많은 고객을 확보하거나

② 고객의 객단가를 높이는 것이다.

 

이번 기사를 통해 아쉬웠던 부분은 이것이다.

물론, 소상공인 입장에서 수수료가 부담될 수 있겠지만...

지역화폐로 결제시 가격을 높이기보다

반대로 특정 기간 동안 '지역화폐로 결제시 5% 할인 또는 5% 추가 적립'이라는

차별화를 두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분명,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다음의 사례들을 기대할 수 있었을 것이다.


① 가게의 이미지를 좋게 만든다

② 발걸음을 망설이던 고객들을 모은다

③ 5000원을 사용하려던 사람들이 10000원을 소비하게 한다

④ 5% 추가 적립으로 재방문을 유도한다.


정부에서 단속이나 계도활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인들이 이러한 프로모션을 고민해 본다면

좀 더 활발한 소비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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