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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대인 Mar 09. 2016

인공지능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통해 먹고 살아가야 하는가.


3월 9일. 설마 설마하던 일이 결국 벌어지고 말았다. 현재 전세계 바둑 기사 중 최고라고 인정 받는 이세돌 9단 기사가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에게 결국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30년을 타고난 머리와 엄청난 노력을 바탕으로 바둑에서 최고라고 인정 받고 있는 사람이 단지 한 달정도 프로 바둑 기사의 기보를 학습한 인공지능에게 지고 만 것이다. 아직은 첫 판의 결과일뿐이어서 최종 승자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사실 최종 승자는 오로지 상징적인 의미일뿐, 인공지능의 발전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뼈저리게 알 수 밖에 없게 된 사건이었다. 이제는 정말 인공지능 시대의 막이 열렸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인공지능이 단순히 수학계산 등을 인간보다 잘 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경우의 수에 대한 판단과 통찰력의 수준까지 인간을 위협하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결과를 보고, 사람들은 모두 하나가 되어, 인공지능에 대한 놀라움과 함께 두려움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높은 수준의 사고와 경우의 수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하는 바둑을 점령한 인공지능이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업무마저도 대체해 버리는 것이 아닐까라는 두려운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인공지능은 생각보다 더욱 깊숙히 우리가 현재 하고 있는 전문적인 일들을 위협하거나 이미 대체하고 있다. 미국에서 일부 인터넷 신문 기사는 기자가 아닌 인공지능만으로 쓰여지고 있으며, 거리에는 구글의 무인자동차가 돌아다니고 있다. 심지어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인 '왓슨'은 실제 의사들과 동일한 신뢰도의 진단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 말은 기본적인 진단 기구들만 있다면 단순 약물 처방 등은 인공지능만으로도 충분하며, 대부분의 개인병원들이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즉 인공지능이 인류의 일을 대체하는 것은 미래형이 아닌, 현재형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놀라운 점은 인공지능이 블루칼라의 일보다 화이트칼라의 일을 더 먼저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직업으로 변호사, 회계사 및 세무사, 증권사 에널리스트, 의사 등이 언급되고 있다. 전문적인 능력과 안정적인 수입으로 모두의 선망의 대상이던 직종들이 가장 빠르게 인공지능에게 위협 받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인공지능에 의해 인류의 상당수가 직업을 잃고 중산층이 붕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그 어렵다는 직종인 의사와 변호사마저도 인공지능에게 대체되는
앞으로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살아 남을 수 있을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인공지능은 고도의 연산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인간보다 훨씬 더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지만 추상적인 개념이나 아이디어, 직관, 사람에 대한 공감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10년 안에 인간을 능가하기는 쉽지 않을 것 이라는 것이다. 


"2006년 처음 대중에게 공개된 일본 혼다의 인간형 로봇 아시모(ASIMO)를 기억하나요? 아시모는 시연회에서 무대에 설치된 계단을 걸어 오르다가 굴러떨어져 바닥에 얼굴을 부딪혔습니다. 물론 다시 일어나 계단을 오르내리고, 춤을 추고, 축구공을 차는 등 다양한 능력을 선보였지만, 로봇에 큰 결함이 있다는 게 드러났죠. 다칠 위험에 처했을 때 본능적으로 머리 같은 중요 부위를 감싸는 아주 당연한 행동을 로봇은 할 수 없습니다. 인간에게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행위가 로봇에게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입니다. 로봇공학자 한스 모라벡은 '지능 검사나 체스에서 어른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는 컴퓨터를 만들기는 상대적으로 쉽지만, 지각이나 이동 능력 면에서 한 살짜리 아기만 한 능력을 갖춘 컴퓨터를 만드는 일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출처 : http://premium.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29/2016012902776.html)


'모라벡의 역설'에 따르면 의사의 능력은 인공지능이 따라하기 쉬우나 간호사나 베이비시터 등에 필요한 능력은 인공지능에게는 너무나 어렵다고 한다. 환자의 혈압, 체온, 기타 여러가지 증상들을 분석하여 그 병명과 처방을 내리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세살짜리 꼬마 아이가 넘어져서 울음을 터뜨리면 어떻게 아이를 달래고 대응해야 하는지 인공지능은 말 그대로 '멘붕'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어찌보면 인류에게는 큰 희망이자 앞으로 어떻게 자신의 역량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지 그 방향을 찾아주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우리들은 이제 더 이상 진로를 결정하거나 커리어를 설계할 때, 기존의 기준을 바탕으로 판단하면 안될 것이다. 그것보다 먼저, 가장 주요하게 고려해야 할 기준으로 10년 안에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을 수 있는 직종인가를 반드시 염두해야 할 것이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고 있는 직종인 대기업의 재무 회계팀, 의사, 변호사, 회계사, 은행원 등은 기술적으로 지금도 충분히 대체 가능하기 때문에 비용 운영적인 측면에서 상당부분이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되는 것은 정말 몇 년이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10년 안에 인공지능에게 따라 잡히지 않을 수 있는 직종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그것은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베이비 시터나 간호사 등이 있을 수 있으나 이처럼 노동 집약적인 직종만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디자이너, 브랜딩 전문가, 상담사, 콘텐츠 기획자, 영업사원 등 처럼 사람을 상대해야 하거나 추상적인 개념이나 아이디어를 다루는 직종 역시 인공지능으로부터 10년간은 충분히 살아 남을 수 있다.


물론 인공지능이 최근에는 작곡도 하고 있다. 최근 게임의 OST를 인공지능이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범위는 기존 곡들을 분석해서 어떤 BPM과 비트, 어떤 멜로디 형태를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좋아하는지 파악하고 그것을 조합하여 노래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영화나 게임의 배경음악은 인공지능이 지금도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 하지만 새롭게 구성할 아이돌의 컨셉을 기획하여 그들에게 적합한 곡을 매칭하고, 거기에 맞는 퍼포먼스를 기획하고, 듣는 사람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멜로디와 가사 만들기는 아직 인공지능이 하기에는 너무나 버겁다.


일반 기업에서의 업무를 기준으로 살펴본다면 회계 재무 부서의 일은 대부분 인공지능에게 대체 가능하다. 하지만 사람을 상대하고 현장의 다양한 이슈를 대응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영업사원의 일은 인공지능에게는 끝판왕이라고 여겨질만한 일이다. 그리고 마케팅 직무를 살펴본다면 마케팅 효과를 검증하고 효율적인 마케팅 자원 활용에 있어서는 인공지능이 훨씬 더 앞서겠으나, 제품 컨셉을 개발하고 번뜩이는 프로모션 아이디어를 짜는 것은 인공지능보다 사람이 앞으로도 우위를 지닐 수 있는 업무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단순히 인공지능이 아직은 넘볼 수 없는 업무를 찾아서 도망다녀야만 하는 것일까.



초등학생 시절,(여기에서 내 나이가 노출이 되는구나) 가장 재미있게 봤던 애니메이션 중 하나가 '사이버 포뮬라'이다. 이 애니메이션의 배경은 인공지능이 탑재된 슈퍼 스포츠카를 사용해 레이싱을 하는 것으로, 마지막 시리즈인 'SIN' 시리즈에서는 인공지능의 지능이 너무나 뛰어난 자동차로 서로 경쟁하는 두 명의 주인공이 나온다. 그들은 경쟁자와 싸우기 전에 먼저 자동차의 인공지능과 싸우며 서로 호흡을 맞춰야 했고, 결국에는 인공지능의 가이드를 거부하던 주인공 '카가'가 인공지능과의 협력하에 우승을 하며 이야기가 끝이 난다. 인공지능이 뛰어난 그 자동차를 운전하던 많은 사람들은 인공지능의 가이드를 따르는 것을 거부하거나 인공지능의 가이드를 이해하지 못해 오히려 목숨을 잃었으나 주인공은 마지막 경기에서 인공지능과 함께 협력하며 우승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주인공의 실력도 뛰어 났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가이드를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었다. 


PC가 발전하던 시절, PC로 인해 몇 십명이 필요하던 일이 10명 이하로도 충분히 가능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기존의 직장이 사라지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그걸 통해 개발자나 시스템 관리자 등의 새로운 직종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공지능은 기존의 많은 일들을 대체하며 예전  PC의 발전보다도 그 파급력은 더욱 강할 수 있으나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협력해야 하는 새로운 직종 역시 생겨 날 수 있으며, 앞으로는 개인의 역량과 전문성은 인공지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할 줄 아느냐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



그리고 이 말인 즉, 단순히 커리어를 선택하는 것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교육하는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존의 지식과 이론을 암기하는 것은 거의 의미가 없으며, 그러한 지식적인 내용은 이해만 하고 넘어간 후에 인공지능을 활용하여(또는 인공지능과 협력하여) 새로운 형태의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방법을 만들어 내는 것이 훨씬 더 필요한 교육 방향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주사위는 굴려졌다. 여기까지 발전한 인공지능의 발전을 이제와서 가로막거나 거부할 수 없으며, 회피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미래라면 그로 인한 부작용은 미리 예측하여 대응하면 되는 것이고, 우리 개인들은 그러한 시대에 어떻게 해야 나의 경쟁력과 생존력을 유지 할 수 있는 것인지 좀 더 고민하면 되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제 앞으로는 직업을 한 번 얻었거나 시험을 통과했다고 평생 보장된 직장이나 연봉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세상의 변화는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다이나믹하게 변할 것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변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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