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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뇨롱 Jun 11. 2020

상대방과 잘 대화하는 법

을 아는 사람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최근 친구들이 다양한 곳에 취직을 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이기 때문에 아직 취직을 못한 친구도 있고 이제 막 일을 시작해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친구들도 있고, 새삼 대학교 때 같은 과제를 하며 좋은 성적이라는 똑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던 우리가 이제는 서로 다른 필드에서 일을 하고, 혹은 다른 필드를 향해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친구들과 대화를 하는 것은 참 재미있는 일이지만 항상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대화의 주제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면 좋으련만 우리는 모두 관심사도 다르고 항상 생각하는 관점의 차이도 달라 가끔은 대화를 할 때 어려움을 느낀다. 왜냐하면 나부터 친구가 하는 모든 이야기가 재미가 없을 때가 있거든. 그 사람의 새로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에 꽤 흥미가 있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친구의 이야기만 들어주고 있는 게 가끔은 지칠 때가 있다. 


이전에 나는 친구들 사이에서 스피커이기보다는 리스너였다. 잘 공감을 해주고 많은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러다 보면 친구들은 어느샌가 들어주는 나의 행동이 너무 익숙해져 가끔은 과하게, 심한 말로 하자면 나를 '감정의 쓰레기통' 취급하기도 했는데, 이럴 때마다 내가 친구와 대화를 주고받는 방법이 어쩌면 틀린 방법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요즘에는 많은 친구들이 일을 시작하면 나를 이전 싸이월드 비밀 일기장 대하듯 회사와 관련된 많은 욕을 하기 시작하는데 받아주다 보니 나도 점점 지치는 것이다. 어떻게 사람이 평생 네거티브한 얘기만 들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회사일로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근데 네가 나한테 그렇게 말하는 거 나도 힘들어, 이제 그만해줬으면 좋겠어.'라는 말을 할 수도 없는 노릇. 친구는 공감을 바라며 나에게 이야기를 하는 거겠지만 같은 사회초년생인 내 입장에서는 점점 지치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런 친구와 내가 잘 대화할 수 있는 법이 없을까? 항상 고민하는 요즘,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이제 이런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친구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일 얘기가 아닌 다른 얘기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보면 이 친구의 지금 일상에는 '일'밖에 없는 거니까. 나에게 이런 얘기를 하는 거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네거티브한 이야기를 조금은 덜 듣고 싶은 마음, 이 두 가지 마음이 충동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아직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참 모르나 보다. 내가 조금 더 단단했더라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았을 텐데, 씁쓸한 저녁이다.


이전처럼 친구들과 대화를 하면서 이런 고민 없이, 즐겁고만 싶다. 힘든 일이 많은 요즘 그냥 즐겁기만 하고 싶은 마음에 이런 글을 써본다.


+


오늘은 야근을 하고 와서 두서없이 나의 고민을 주절주절 써봤다. 이런 고민의 기록이 언젠가 보면 우습겠지만, 지금 나에게는 가장 큰 고민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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