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와 첫 만남 (Fishermans wharf 와 Pier 39)
드디어 왔다. 만나는 사람마다 '저 8월에 미국가요, 아마 샌프란시스코로 가게 될 것 같아요.' 라는 말을 인사처럼 하고 다닌지 1달 반. 가는 날이 오기는 오나 싶더니 결국 왔다. 송별회라고 내내 외식과 잦은 음주로 출국 전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공항에 가기전까지 입에 약을 털어넣고 리무진을 탔다. 하지만 공항에서 맥주한잔은 잊지 않았고.
10시간 50분 비행 후 무려 2시간 동안 죽겠다는 소리를 20번은 내뱉으며 입국심사 줄을 서고 (여지껏 가본 그 어느나라, 미국 어떤 주보다 줄을 길게 섰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을때 담당심사관은 내 F-1 비자 서류를 보고는 학비가 대체 왜 이렇게 비싸냐며 엄청난 리액션을 5분간 해주셨다. 나는 당황 및 민망해서 계속 웃었고 뒷 사람들은 대체 무슨 얘기를 하길래 저러고 있냐는듯한 이상한 표정을 지어주셨다.
30분정도 차를 타고 호텔에 가는 길에 본 샌프란의 첫 인상은 정말 아기자기했다. 짐을 내리고 간단한 저녁을 위해 Whole Foods Market에 가면서 느껴본 샌프란은 정말 너무 너무 너무 추웠다. 긴바지에 긴팔 스웨터 입고 나갔는데도 초겨울 날씨라고 느껴지는 추움이었다. 덕분에 오늘은 감기를 얻은듯하다.
처음 가봤지만 Whole Foods Market은 장보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천국이다. 각종 영양제, 신선한 과일부터 유제품, 유기농 제품들, 식사거리까지. 가장 좋았던 건 익숙한 맥주부터 처음보는 맥주까지 종류가 정말 많았다. 와인도. 하지만 첫날부터 모험하고싶지 않아서 결국 블루문 한병만 구매. 오전 기내식 제외하고 하루종일 굶다가 8시에 블루문 한병과 먹는 샌드위치는 정말 천국같은 맛이었다.
오늘은 온전히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롬바드 스트릿을 갈까, 피어39를 갈까 여기저기 고민하다가 바다를 보러가기로 결정! 호텔에서 Fisherman's wharf까지 걸어서 39분 가량 걸린다기에 가방을 가볍게 비우고 걷기 시작 :) 가는 내내 샌프란은 정말 아기자기하고 예쁜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낮은 초가을 날씨로 정말 걷기 좋았고 한국같으면 녹아내렸을 거리도 상쾌한 상태로 걸어서 도착!
피셔맨즈 워프부터 피어39까지 걸으면서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15도 쌀쌀한 날씨였는데도 바다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부둣가에 올라앉아 일광욕을 하는 듯한 물개들이 있었다.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벤치에 앉아서 클램 차우더를 먹고 있었고 가족, 연인, 친구들이 얼굴에 미소를 띄우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거나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기에 바빴다. 정말 단어 그대로 'Happy place'인듯 :)
피어39를 둘러보고 돌아나오는 길에 할아버지가 재즈를 연주하고 계셨다. 정말 이런게 샌프란시스코의 매력이 아닐까 싶었다. 2시간 넘는 입국심사와 추운 밤 날씨로 '대체 샌프란시스코가 뭐가 그리 대단하길래?' 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오늘 조금이나마 샌프란시스코의 매력을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사람들 말처럼 welcome to San Francisco, one of the most beautiful place on eart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