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생각도구#001 – 김철수 맥락질답, 또는 김철수 질문

질문하기 그리 어렵지 않아요.

김철수 맥락질답, 또는 김철수 질문법

김철수가 만든 생각소통 도구 중 하나인 ‘김철수 맥락질답’은 앞사람의 질문이나 답변자의 답변 내용을 이어서 질문하는 방법입니다.  ‘맥락질답’은 참여자 전체가 하나의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대화하도록 만듭니다. 자기가 궁금한 것을 묻는 것이 아니라 앞선 질문과 답변의 내용을 잇되 더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보다 깊은 생각 속으로 들어가게 합니다. 이것은 논문 주제를 찾아내거나 문제를 정의하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적정인원: 4~12명  

소요시간: 10~50분  

사용도구: 없음(메모하지 않음)  

좌석배치: 원형이나 반원(책상을 없애면 더 좋음)



진행방법

답변자를 1명 뽑은 뒤 우측 사람부터 질문합니다. 질문 주제는 강사나 진행자가 제시하고 수준을 매우 가볍게 하도록 합니다. 예를 들면 “좋아하는 영화가 뭔가요?” “요즘 고민이 뭔가요?” 정도가 좋습니다.

답변자가 답변을 하고 나면 앞서 질문자의 우측에 있는 사람이 다시 질문을 합니다. 이때 앞 질문자나 답변자의 질답 내용을 조금 더 구체화하여 질문하도록 합니다. 예를 들면 “좋아하는 영화가 스타워즈라고 하셨는데, 스타워즈의 액션이나 스토리 중에서 어떤 면을 좋아하세요?”라든지 “요즘 고민이 취업 문제라고 하셨는데 취업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세요?”와 같은 수준이 좋습니다.

이런 식으로 마지막 사람까지 질문하고 나면, 이제 답변자의 우측 사람이 답변자가 되어 질답을 반복합니다. 이때 앞 주제를 그대로 이어서 질문하게 합니다.


활용법

맥락질답은 아이스브레이킹에서부터 문제해결까지 어떤 영역에서도 어떤 주제에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아이스브레이킹이라면 이 행사나 장소에 오게 된 이유를 주제로 하면 서로의 목표나 기대하는 바를 쉽고 솔직하게 알아낼 수 있습니다.

만약 문제해결로 활용한다면 문제를 정의하기 위해 모두가 참여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문제에 대한 가벼운 질문에서 시작하여 구체적인 문제점과 원인에 대해 서로가 공감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전에 어떤 주제를 다룰 것인지를 먼저 정하고, 질문의 결과를 어떻게 산출물로 연결할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참여자가 스스로 자신의 관심사를 적게 하고 공통 관심사를 주제로 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라면 관심사에 대한 질문과 답변만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인상에 대해 질문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도 아이스 브레이킹으로 충분합니다. 만약 문제해결이라면 질문과 답변의 결과는 반드시 문제 정의나 문제 원인 기술이 되어야 합니다. 디자인씽킹에 적용한다면 제품에 대한 공감 결과나 개선 방안이 될 것입니다. 주제와 목적이 불분명하다면 차라리 ‘질문’과 ‘대답’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십시오.

질문과 대답을 기록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질문과 대답을 포스트잇으로 미리 간략히 적은 뒤 전지나 벽에 붙이고 질문과 대답을 하게 합니다. 물론 이 경우는 질문자와 답변자가 아닌 사람에게는 불필요한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기록이 중요하다면 별도의 기록자를 지정하거나 배석하는 것이 좋습니다.

맥락질답을 응용하여 1명이 여러 명(수십 명도 가능)에게 질문의 깊이를 다르게 하여 질문하는 방법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15명이 바깥쪽을 보고 둥글게 서고, 나머지 15명이 바깥쪽에서 안쪽을 보고 둥글게 마주 섭니다. 이제 바깥쪽 사람은 마주 본 사람에게 하나의 주제에 대해 가볍게 질문하고 답을 듣습니다. 이제 바깥쪽 사람은 모두 오른쪽으로 돌면서 다음 사람에게 조금 더 구체적인 질문을 합니다. 이렇게 한 바퀴 돌면 질문은 매우 구체적이고 깊고 수준 높은 질문으로 변합니다. 질문의 수준이 달라지면서 대답도 달라질 것입니다. 질문자뿐 아니라 답변자도 질문의 수준과 답변의 수준이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 깨닫습니다. 또한 질문을 구체화시키면서 스스로 질문을 정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웁니다.


주의점

질문을 받은 사람은 어떻게든 대답을 해내려고 합니다. 대답을 거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대답을 하지 않는 사람은 매우 드뭅니다. 대체로 대답은 솔직합니다. 왜냐하면 여러 사람이 자신을 쳐다보면서 대답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거짓을 생각할 시간이나 여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대답이 전부 진실은 아닙니다. 퍼뜩 떠오르는 생각을 대답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스타워즈’를 좋아하지만 ‘반지의 제왕’을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에 대해 구체적이고 맥락을 이은 질문이 계속되면 결국 답변자가 좋아하는 영화는 ‘스타워즈’ 임을 실토(?)하게 됩니다.

어떤 답변자는 약간의 압박을 부담스러워 할 수 있습니다. 고민이나 비밀과 질문이나 대답이 뒤섞일 때는 거부 반응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의도적으로 어떤 고민을 들어내기 위한 단체 상담이나 강독이라면 상관없지만 생각소통에서는 과도하게 질문하는 것은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김철수의 생각도구 think.vq42.com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