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h My Today Jan 02. 2023

눈물이 날 것 같은 새해 첫날

혼자라서 좋아서 나는 눈물

오늘은 새해 첫 월요일.

요즘은 말 뿐이긴 하지만 그래도 시무식도 있고, 조직도 변화된 마당에 분위기 파악을 위해서라도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하는 시간이다.


그런데 나는 지금 어디에 있지?

런치타임이 끝나고 같은 메뉴에 가격만 올라간 디너타임이 시작된 텅 빈 이태리 레스토랑이다.


한번 연기하면 기약할 수 없는 대학병원 예약으로 강제 휴가를 냈다. 결과적으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지난 몇 주간의 연말은 그야말로 남은 모든 에너지를 쥐어짜 내는 시간이었다.


가급적 한 톨도 남기지 말고 다 쓰도록


누군가 지시를 내린 것도 아닌데, 갑작스러운 아이의 확진, 이어서 부부 모두 확진, 6개월 전 미리 세워둔 모든 여행 계획 취소 환불 재예약 거기에 가족에 큰 일도 좀 있었고.


어제는 거의 나사가 빠진 상태였다. 쯔유가 배달되어 왔고 포장도 뜯었는데 쯔유를 어디에 뒀는지 모르겠는.... 결국 데굴데굴 굴러서 책장 아래 도착한 쯔유를 나중에 찾긴 했다.


하.... 12시간 공복 상태로 피검사, 3시간 있다가 영상 촬영, 3시간 있다가 진료... 병원을 뱅글뱅글 돌다 보니 벌써 늦은 오후.


수치가 괜찮아요


이 한마디에 지난 7시간이 녹는다.

그리고 한적한 것에 위치한 식당을 찾았다.

아무도 없다 럭키.


그냥 혼자 있는  시간이 내 생각을 할 수 있는  순간이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난다.


23년은 한 달에 한 번은 나를 위해 시간을 내야지.

23년은 운동을 본격적으로 해야지.

23년은 글을 더 열심히 써야지.

23년은 좋은 사람들과 꼭 만나야지.


그런 23년을 바라며, 수프를 먹는 지금.

작가의 이전글 불안과 초조가 익숙해질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