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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마리아 Jan 16. 2020

마이 럭키 버쓰데이(3)

별자리상담소 사마리아의 아주 특별한 인생 설계법 (3) 태양  


사람은 매일 하늘을 본다.

태양이 떠오를 무렵 집을 나와 태양이 하늘의 중앙에 있을 때 점심 밥을 먹고

하늘의 서편으로 태양이 기울어 떨어질 때면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란 것을 안다. 그리고 캄캄해진 밤하늘 무렵에 하루의 일과를 접고 잠자리에 든다. 사람은 늘 하늘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태양은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나의 하늘을 빙글빙글 돈다.


그런데 하늘을 보다 보면 하나의 엉뚱한 의문이 든다. 나는 변함없이 여기에 있는데 왜 태양은 나의 하늘을 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일까? 혹시 하늘은 변함없이 거기에 있는데 내가 하늘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돌고 있는 것일까, 태양이 도는 것일까?




남자가 있다면 여자가 있다. 하늘이 있다면 땅이 있다. 꽃이 피었다면 뿌리가 있을 것이며, 선한 사람이 있다면 악한 사람도 있다. 내가 있다면 네가 있고,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 이것이 음양의 상식이다.

우주가 있다면 지구가 있을 것이며, 신이 존재함으로써 내가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내가 존재함으로써 신이 있다.


신이 있기에 내가 있고, 내가 있기에 신이 있다.


내가 돌기 때문에 태양이 돌고 태양이 돌면 나도 돌아간다.

내가 멈추면 우주는 끝이다. 내가 없는데 우주가 무슨 소용인가?

내가 움직이기 때문에 우주가 움직인다. 내가 가만히 있는데 우주가 무슨 이유인가?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이 밖에서도 일어나고

위에서 이루어지는 일이 아래에서도 일어난다.

플러스와 마이너스는 하나의 제로에서 만나고, 하나의 제로는 플러스와 마이너스이다.

플러스와 마이너스는 제로의 운동이다. 무극이 있기 때문에 음양이 있다.




무릇 운동하는 모든 존재는 홀로 있지 않는다. 존재는 홀로 운동하지 않는다.

내가 하늘을 본다면, 하늘도 나를 보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하늘은 나라는 단 하나의 점을 보고 있으며,

하늘은 '나'라는 단 하나의 점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하늘의 분노는 나의 분노이고, 나의 눈물이 하늘의 눈물이다. 나는 하늘을 향하여 던질 말이 있다. 하늘은 매일 나에게 갖가지 자연현상을 분출하며 나와의 대화를 호소한다.


세상이 있다면 내가 있어야 한다. 내가 있기 때문에 세상이 있다.

나보다 세상이 덩치가 크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 내가 없다면 세상도 없을 것이니까. 나의 죽음은 세상의 죽음이니까. 내가 세상에 비하여 한 점 먼지와 같은 존재라는 생각은 어리석다. 그런 생각은 상식이 아니다.

우주는 단 하나의 점에서 갈리어 나간 수억의 빛으로부터 벌어진 원형이기에 '나'라는 단 하나의 존재가 없다면 빛도 어둠도 세상도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세상의 중심은 '나'이다.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갈 때 반드시 예의를 갖춰야 하는 이유는 나만 이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 나의 친구도 나의 애인도 모두 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것이다. 그들에게도 '나'가 있기 때문이다.

우주는 하나의 점으로부터 출발한다. 그 점이 바로 '나'이다.

그리고 나를 둘러싼 천공의 하늘이 있다.

나는 매일 하늘의 길을 따라 걸으며 아침과 낮과 오후를 지나, 저녁과 한밤중과 새벽을 살아내고 있다.




하늘의 별자리 가운데 가장 밝게 빛나며 나의 발걸음을 따라 움직이는 별은 태양이다.

태양은 나에게 매일 일정한 간격으로 낮과 밤을, 그리고 저녁과 아침이라는 시간을 선사한다.

매일 태양의 위치가 수평선과 지평선의 아래위로 들락날락 거리는 것을 관찰하면서, 아마도 인류의 조상들은 자신의 삶에서도 흥망성쇠가 있음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태양이 움직이는 길을 따르며 매일의 먹을 것과 매일의 할 일을 마련하였을 것이다. 아침을 준비하면서 낮을 살아내었고, 저녁을 마련하면서 밤을 견뎌내었을 것이다.


태양이 움직이는 길을 황도 黃道 라고 하는데, 매일의 황도를 관찰하며 만들어낸 인류의 발명품이 바로 시계 時計이다. 시계는 태양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시계는 내가 하루를 성실히 살아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가장 중요한 생활의 규칙이다. 시계의 추와 바늘은 태양이 나를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의 간격을 제시한다. 오늘 아침의 태양과 또 다른 내일의 태양으로 다가오는 간격이 24시간이다.


그리하여 태양의 길은 시계 방향이다. 시계 방향이란, 내가 바라보는 태양의 움직임이다. 태양은 '나'를 중심으로 동서남북의 24시간을 회전한다. 시계의 중심은 360도의 각도를 가지며, 360도의 원형은 태양이 떠오르는 낮의 12시간과 태양이 가라앉은 밤의 12시간으로 나뉜다. 24시간의 매일을 30번쯤 반복하면 한 달이 지나고, 한 달을 12번 살아내면 1년이 지난다. 이것이 태양력이다.




우주의 중심이 '나' 라면, 나의 중심은 내가 태어난 시각이다.

내가 태어난 시각은 나의 일생의 중심축이 된다. 어머니의 품을 찢고 이 땅에 떨어진 '나'가 가장 먼저 흡입한 최초의 천공의 물질은 '시간'이다. 그리하여 내가 태어난 시각이 내 인생의 중심이다. 왜냐하면 내가 태어남으로 인해 이 세상은 움직이기 시작했으니까.


내가 태어난 시각, 그 순간의 태양으로부터 내가 시작되었다.


아침에 태어난 사람은 아침이라는 시간의 테마가 내 인생의 중심이다. 밤에 태어난 사람은 밤이라는 시간의 테마가 내 인생의 중심이다. 출생 시각을 지배하는 사람은 내가 살아갈 인생길의 지도를 장악할 수 있다. 이 책은 당신이 태어난 즈음의 시간을 다스리는 법의 면면한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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