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쓰고 싶어서
인간의 마음은 늘 힘겨루기를 한다.
어느 쪽이 더 옳으냐고
어느 쪽이 더 행복하냐고
어느 쪽이 더 안정된 삶을 주느냐고
어느 쪽을 선택해야 후회하지 않겠느냐고
묻고 또 묻지만
마음은 흔들리다 급기야
닿을 수 없는 곳까지
날아가 버린다.
팔랑거리며
바람 부는 하늘을
정처 없이 날아 다니는
가볍디 가벼운 비닐봉지 처럼
흔들리고 또 흔들린다.
그러다 어느 나뭇가지 위에
겨우 걸려
멈춰서 생각한다.
왜 자꾸만
완벽하려고 하지?
왜 자꾸만
실수하지 않으려 하지?
그런 삶이 어디 있긴 있어서?
스스로 자신이 자신의 무덤을 파듯
순수무결한 인간처럼
살고 싶었던 게
실수라면 실수 아닌가.
어느 시인도 말하지 않았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더냐고.
인간인지라
또 다시 같은 생각에 잠기겠지만
그때는 비닐봉지처럼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기꺼이 흔들리겠노라
그리고 그 혼란한 비행을 즐기겠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