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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나Z Jan 14. 2024

비닐봉지 인생

시가 쓰고 싶어서

인간의 마음은 늘 힘겨루기를 한다.      


어느 쪽이 더 옳으냐고

어느 쪽이 더 행복하냐고

어느 쪽이 더 안정된 삶을 주느냐고

어느 쪽을 선택해야 후회하지 않겠느냐고     


묻고 또 묻지만

마음은 흔들리다 급기야

닿을 수 없는 곳까지

날아가 버린다.      


팔랑거리며

바람 부는 하늘을

정처 없이 날아 다니는

가볍디 가벼운 비닐봉지 처럼


흔들리고 또 흔들린다.

    

그러다 어느 나뭇가지 위에

겨우 걸려

멈춰서 생각한다.     


왜 자꾸만

완벽하려고 하지?

왜 자꾸만

실수하지 않으려 하지?

     

그런 삶이 어디 있긴 있어서?  

   

스스로 자신이 자신의 무덤을 파듯

순수무결한 인간처럼

살고 싶었던 게

실수라면 실수 아닌가.

     

어느 시인도 말하지 않았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더냐고.     


인간인지라

또 다시 같은 생각에 잠기겠지만

     

그때는 비닐봉지처럼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기꺼이 흔들리겠노라


그리고 그 혼란한 비행을 즐기겠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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