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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신앙 칼럼

보이지 않는 세상이라면

믿음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는 자가격리 시간

by 미래지기



양자역학의 권위자인 리처드 파인만은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이루어져 있다면, 세상은 당장 와해된다"라고 말했다. 내가 좋아하는 파인만의 명언 가운데 하나다.


파인만도 히브리서를 읽었을까 궁금해진다.


"믿음을 통해 우리는
이 세상 모든 것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창조되었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보고 있는 것들이
보이지 않는 어떤 것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말합니다."
- 쉬운성경 히브리서 11:3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파인만이 말하는 광자photon, 즉 빛 알갱이 만이 아니다. 맨눈으로 볼 수 없는 세포, 그보다 100배 작다는 박테리아. 박테리아보다 수십 배나 작은 바이러스라는 단백질. 물질만이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도 '눈'이라는 감각기관으로는 감지할 수 없다. 어디 말씀뿐인가? 주변을 둘러보자. 이 세상에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훨씬 더 많다.


보이지 않는 것은, 믿음으로 알 수 밖에 없다.
무수한 수학 이론도 증명할 수 없는 '공리'라는 토대 위에 건설된다는 것을 생각할 때, '믿는다는 것'이야 말로 이 세상의 바탕이 되는 원리 중 하나라는 확신이 든다. Seeing is believing 이라고 하지만, 믿어야 보이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


믿음이 없다면 관계는 성립되지 않는다. 그것이 하나님과의 관계이든, 사람 사이의 계약이든 아니면 양자역학의 방정식이든 간에.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에 대해서 확신하는 것입니다.
또한 보이지는 않지만 그것이 사실임을 아는 것입니다."
- 쉬운성경 히브리서 11:1


눈에 보이지 않는 '변형된 리보핵산(RNA)' 하나가 눈에 보이는 삶을 뒤흔들고 있다. 자가격리가 연장되는 요즘, 그동안 눈에 보이는 것만을 지나치게 추구하지 않았는지 돌이켜 보게 된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선물로 주어진 것이다.


보이지 않는 말씀이 육신이 되어 눈으로 볼 수 있게 강림하신 예수님. 그분이 하신 말씀이 활자라는 매체를 통해 매일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 미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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