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저장 그리고 장치

기억과 저장은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릅니다.

& | 앤드 마크, Ampersand     

우리가 지금 쓰는 컴퓨터는 기계입니다. 기계로 만든 도구이죠. '도구'라는 말 대신 '장치'라는 말을 더 많이 씁니다. 즉, 컴퓨터는 '기계 장치'입니다.      

장치  device (디바이스), equipment     

노트북이나 PC 같은 컴퓨터에서 정보를 입력하기 위해 사용되는 장치는 키보드입니다. 그래서 키보드 같은 장치를 가리켜 '입력 장치'라고 부릅니다. 입력된 정보를 계산하고 연산하는 장치는 '연산 장치'입니다. 연산된 정보는 모니터 같은 장치에 표시되는데, 이런 장치를 가리켜 '출력 장치'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입력 -> 연산 -> 출력'이라는 순서로 정보를 처리하는 기계입니다. 컴퓨터는 이 정보처리 과정을 여러 가지 '장치'를 사용해서 구현한 기계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정보의 입장에서 보면 이렇습니다.     

먼저, 정보는 '입력 장치'를 통해 컴퓨터로 들어갑니다. 입력된 정보는 '연산 장치'로 가서 사람이 명령한 대로 계산되고 연산됩니다. 즉, 처리되는 것이죠, 처리된 정보는 '출력장치'를 통해 사람의 오감으로 전달됩니다. 이 과정 속에서 정보는 ‘메모리’라는 곳 안에 존재하게 됩니다. ‘메모리 memory’란 우리말로 하면 ‘기억’입니다. 정보는, 컴퓨터 안에서 계속 ‘기억되어야’ 비로소 입력되고, 처리되고, 출력됩니다. 컴퓨터 안에서 정보가 머무는 곳, 이곳을 우리는 ‘기억 장치’라고 부릅니다.     

메모리도 ‘장치’이죠? 기계입니다. 

이 장치는 어떻게 생겼을까요? 아래와 같이 생겼습니다.     

컴퓨터는 전기로 움직이는 기계입니다. 모든 기계가 마찬가지이지만, 컴퓨터는 전기가 있을 때만 작동되는 기계입니다. 전기가 끊어지면 바로 작동을 멈춥니다. 메모리도 전기가 흐르고 있을 때만 작동하는 장치입니다. 그래서 전기가 끊어지면, 예를 들어 컴퓨터의 전원을 내리면 메모리에 있던 정보는 순식간에 모두 사라지고 맙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전기가 끊어져도 처리한 정보를 안전하게 보관할 기계가 필요하겠지요? 컴퓨터를 끄기 전에 정보를 안전하게 보관한 뒤, 다음에 다시 컴퓨터를 켤 때 보관한 정보를 다시 메모리로 가져올 그런 장치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 장치를 우리는 ‘저장 장치’라고 부릅니다. 저장 장치는 전기가 없어도 오랫동안 정보를 담고 있는 기계입니다.      

저장 장치는 매우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습니다. 아래와 같이 생겼습니다.     

기억, 기억 장치  memory (메모리)

저장  storage (스토리지)

저장 장치  storage device          

컴퓨터의 전원을 켠 뒤부터 전원을 내릴 때까지 모든 정보는 메모리라는 장치에 보관됩니다. 컴퓨터의 전원을 내리기 전에 메모리의 내용을 저장 장치로 저장해 놓습니다. 이때 저장 장치에 저장한 정보를 우리는 ‘파일 file’이라고 부릅니다.  

파일 file     

코딩을 하는 것도 모두 메모리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2’ + ‘3’이라는 간단한 연산을 하기 위해서는 메모리에 ‘2’, ‘+’, ‘3’ 같은 기호(숫자와 산술 연산자)가 저장되어 있어야 합니다. ‘2’라는 숫자를 기억하고 있어야 그 다음 숫자인 ‘3’과 연산을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기억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print( 2 + 3 )’이라는 코드는 컴퓨터 메모리에서 아래와 같은 순서로 처리됩니다.     

1)  ‘2’와 ‘3’을 메모리에 저장한다.

2)  저장된 이 두 수를 꺼내서 더한다.

3)  덧셈 결과 ‘5’를 메모리에 저장한다.

4)  ‘5’를 메모리에서 꺼내어 화면에 출력한다.     

‘print( 2 + 3 )’이라는 코드에서 print라는 명령어는 ‘2 + 3’이라는 연산을 하는 게 아니라, 연산된 결과 5를 화면에 표시하는 역할을 합니다. 화면에 출력하는 것도 메모리에서 일어나는 작업입니다. print 명령어는 연산한 결과를 그래픽 카드의 메모리로 복사합니다. 그래픽 카드 메모리에 저장된 정보가 화면에 출력되는 것입니다.      

그래픽 카드  graphic card     

‘그래픽 카드’는 ‘그래픽 확장 장치’라고도 부릅니다. 글씨나 숫자, 기호, 그림, 동영상 같은 시각적으로 출력되는 정보를 연산하는 장치입니다. 그래픽과 관련된 작업을 특별하게 (확장하여) 전담하는 장치가 바로 그래픽 카드입니다. 이 장치 안에도 메모리가 있습니다. 연산과 출력을 담당하고 있지요.

컴퓨터 작업이란 것은 또 코딩이란 것은, 어떻게 보면 메모리로 시작해서 저장 장치로 끝나는 처리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미래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