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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지기 Dec 21. 2024

한국은 IT 걍국이다


      AGI가 나오니, AI Agent가 나오니 하는 인공지능 시대에, "좌파냐, 우파냐?" 또는 "진보나, 보수냐?"하며 선을 긋고 논쟁하며 싸우는 일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한국이, 그러니까 대한민국이 "과연 IT 강국인가?"하는, 진영과는 상관 없는 질문에 답하는 문제입니다.


이스트소프트가 앨런(Alan)이라는 인공지능 검색 엔진을 출시했습니다. 한국어를 가장 잘 이해하는 검색엔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어를 원어민보다 더 잘 이해한다고 해도, 안타깝지만 해외에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국내 4대통신사의 전화인증을 받아야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으니까요.


앨런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최고의' 웹서비스가 한국 내에서만 서비스됩니다. 몇몇 서비스는 '외국인 가입' 옵션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서비스 가입창에서 말하는 외국인이란 해외에 사는 외국인이 아니라 한국 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입니다. 국내 통신사나 아이핀 번호 인증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외국인을 말하는 것이죠. 국내만 되는 서비스라면 해외 접속은 왜 막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검색을 해 보니, 한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교포를 포함해서 한국어가 가능한 인구는 770만 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2023년 수치에 따르면 서울 인구는 940만 명이고,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부산은 320만 명입니다. 한국어는 수출하면서, K-콘텐츠는 장려하면서, 서울 인구와의 차이가 부산 인구보다도 적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한국어 가능 사용자는 왜 막는 것일까요? 단순한 비용 문제일까요? 아니면 세계적인 서비스를 할 때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를 감당하기 어려워서 그런 걸까요? 규제 때문일까요? 국가 인프라 때문일까요? 아니면... 영어울렁증이라는 어떤 '병리 현상' 때문일까요?


지금이라도 전세계를 상대로 서비스를 해 보지 않는다면, 앞으로 한국의 구글, 한국의 페이스북, 한국의 OpenAI를 만드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겠죠. 규모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일단 전세계로 서비스를 해보는 경험이 중요하고 생각합니다.

 https://www.index.go.kr/unity/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007


사정이 이렇다면, 아직도 우리나라를 가르켜서 인터넷 강국, IT 강국이라고 말하는 매체는, 공중파나 유튜브를 막론하고 모두 허위 광고를 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강국'이 아니라 '걍국', 그냥 평범한 국가 아닐까요?


- 이거 보세요! 강국 맞잖아요. 네이버도 있고 삼성도 있고, 카카오톡도 있고 한컴오피스도 있고. 이만큼 하는 나라는 흔하지 않은데요?


- 그렇군요. 죄송합니다. '강국' 맞습니다. 네이버를 보유한 '지역 강국'. 그리고 미국은 구글이 있는 '세계 강국'이라고 해 두죠. '갈라파고스'라는 말은 듣기 싫을 테니까.


▨ 미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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