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izing Tech Investments
지난 수요일, 주요 거대 테크 기업의 대표들이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의 순다 피차이,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애플의 팀 쿡,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는 모두 이전에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갈등을 겪어왔지만, 이번 임기가 결정된 직후 빠르게 지지를 표명했다. 사실 트럼프는 그동안 이들 기업들에 대한 경멸을 공공연히 드러내왔으며, 해당 기업들의 비용을 높이고 불리한 규제를 적용하는 정책을 추구해 왔다. 그러나 이번 두 번째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은 일부 기술 기업들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기존의 정책적 방향을 벗어날 가능성도 있다. 그중 대표적인 분야가 AI다. 트럼프 정부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미국 우선주의로, 미국이 더 강력하고 유능한 AI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데 있어 선두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주요 경쟁자인 중국과 비교해 우위를 점하는 것을 매우 중대한 목표로 삼고 있기에 관련해 이전 바이든 행정부가 적용을 시작한 AI 관련 행정 명령을 폐지할 가능성마저 보인다. 이는 AI의 개인 사용 관련 제한이 완화되고, 가장 강력한 모델에 대한 정부 차원의 감시가 약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AI 규제 완화에 대한 예상은 기존 기업들 간의 경쟁을 더욱 격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생성형 AI와 대형 언어 모델(LLM) 중심의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관련 기업 대표들은 기술적 경쟁을 넘어 사용자가 AI와의 대화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드는 발전이 수익화의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는 질문에 직면해 있다. 몰입은 종종 일상적인 간단한 상호작용에서 발생한다. 예를 들어, 휴대폰으로 문자 메시지나 기사를 읽을 때의 경험은 얇은 층의 몰입에 불과하지만, 콘텐츠, 맥락, 관련된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기에 감정적으로 깊은 몰입을 이끌어낼 수 있다. 유사하게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사용할 때 그 상호작용은 더 넓은 감정적 몰입의 경험을 제공할 기회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적용하고 공개할 수 있다면 이는 곧 심화되는 AI 기술 기업들 간의 경쟁에서 수익화라는 주요 목표를 달성하며 시장에서 앞서 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사회학자 사라 아메드는 ‘사람들은 기술과의 일상적 상호작용에서 의미를 발견할 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며, 이는 곧 감정 경제의 일부를 형성한다’고 주장한다. 그녀의 감정 경제 이론은 기술이 어떻게 감정적 연결을 형성하는지 이해하기 위한 비판적인 시각을 제공한다. 아메드는 감정이 내면적이고 개인적인 경험이 아니라, 사람, 사물, 공간의 노드들 사이에서 순환한다고 주장한다. 즉, 사랑, 공감, 좌절과 같은 감정의 순환은 사회적 및 물리적 환경에 연결되어 우리의 인식과 관계를 형성하는 교환의 네트워크를 만든다. 예를 들어, 시험 기간 동안 대학 캠퍼스는 스트레스, 불안, 결의가 학생과 교수, 물리적 공간 사이에서 순환하는 감정 경제가 된다. 도서관은 이러한 감정들이 집중되는 집합점이 된다. 학생들이 책에 몸을 구부리고 있는 모습, 조용한 분위기, 공기 중의 긴장감이 모두 이러한 감정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이 이론을 디지털 영역에 적용하면, 기술을 통해 몰입적인 경험이 만들어지는 것은 그래픽의 정교함이나 대화가 얼마나 현실적인지가 아니라, 그 기술이 사용자 개인의 현실 속 감정 경제 집합점들과 얼마나 잘 연결되고 소통하는지에 달려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사용자와 기술이 감정적 네트워크의 일부분이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러려면 우선 AI와의 상호작용에서 말투나 호칭을 사용자에게 친숙한 방식으로 설정해 새로운 감정적 집합점을 추가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설정을 보다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시도는 AI와의 상호작용을 더욱 인간적이고 의미 있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AI가 사용자의 관심사와 감정을 기반으로 의미 있는 커뮤니티를 추천하고, 사용자 간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유도해 개인의 감정적 연결뿐만 아니라 사회적 연결을 촉진하는 방식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
이번 트럼프 정권의 시작과 AI 규제의 변화는 AI 업계에 또 다른 시험대가 될 것이다. 이번에는 경쟁을 뛰어넘어, 기술이 인간의 감정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에 집중할 때다. AI가 사용자에게 의미 있는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고, 감정 경제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는다면, 이번 변화는 AI 기술이 단순한 도구에서 벗어나 인간의 감정 네트워크에 자연스럽게 편입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