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힐링여행Day08
이번 여행에서 일정을 결정하는 기준 중 하나는 '다른 사람과 함께 할 때에 하기 어려운 것인가?'였다.
보통 사람들에 비해 호기심이 넘치고 모험적이며, 다행히도 에너지가 뒷받침되는 편이라
누군가와 함께 할 때에 내 욕구를 100% 충족시킬 만큼의 여행을 하기는 조금 힘든 편인 것 같다.
그래서 홀로 자유로운 이 기회를 백분 활용하려 하다 보니, 꽤나 터프한 여행이 되었다.
작년 여름, 가족들과 함께 절물 자연휴양림에 방문한 이후로
이곳에만 계속 머물면서 하루에 한 코스씩 산책을 하고, 숲 속에서 책을 읽으며 쉬는 것이
나의 여름휴가 로망 중 하나가 되었다 :) #가족과함께
절물 자연휴양림 근방에는, 그보다 유명하진 않지만 '교래 자연휴양림'이 있다.
절물휴양림은 비교적 길도 잘 닦여있고 코스도 다양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반면에
교래 자연휴양림은 길이 험난한 편이고, 그만큼 자연을 한껏 누릴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둘 중에 어느 곳에 가는 게 좋을지 고민하다가,
이번 여행의 컨셉/기준을 따라, 교래 자연휴양림으로 향했다. #나혼자만_갈수있는곳
결론적으로는, 너무나도 탁월한 선택이었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도달하게 되는 큰지그리오름을 왕복하면서
점점 정신이 몽롱해지고, 무릎에 무리가 왔다...
이곳이야말로 혼자였기에 가능했지,
일반 사람과 함께 왔다면 오름 정상까지 가지도 못 하고 되돌아왔을 것 같다;
산책로 초입에 '곶자왈 전시관'이 있어서
오름에 오르기 전, 곶자왈에 대해 공부를 하고 올라갔더니
좀 더 많은 것들이 눈에 보였고, 느끼는 바도 이전과 달랐다.
이전에는 미끄러운 이끼 돌이 밉기만 했는데, 이제는 귀하게 느껴졌고-
바위 위에서 뻗어가는 나무들은 기특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
#아는만큼보인다더니
오르는 길에 만난 엄지손톱만 한 달팽이와 노루,
그리고 사람이 내려오는 길을 딱 막고는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던 소까지.
생태계가 너무나 잘 보전되어있던, 자연 친화적인 곳!
몸은 고되었지만, 마음은 한껏 힐링되었다 :)
아름답고 귀한 곶자왈이 잘 보전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이번 제주 여행을 마무리해본다.
너무나도 완벽했던 나홀로힐링여행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