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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줴 Dec 12. 2021

기획자도 '디지털 노마드' 할 수 있을까?

코로나 시대, 기획자의 재택근무


디지털 유목민(digital nomad)은 생계를 유지하거나, 나아가 삶을 영위하는 데에 원격 통신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이러한 사람들은 단일한 고정된 사무실에서 일하는 전통적인 방식 대신, 외국에서, 또는 카페, 공공 도서관, 협업 공간(coworking spaces), 심지어 RV까지 포함해, 원격으로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 위키백과-


처음으로 '디지털 노마드'라는 단어를 접했던 때는 바야흐로 6~7년 전쯤, 기획자로서의 삶을 막 펼쳐나간지 얼마 안 되었을 무렵이었다.


본래 여행을 좋아하며, 자유로운 삶을 꿈꿨던 영혼으로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살아갈 수 있는' 삶의 형태로서의 디지털 노마드라는 개념이 너무 반가웠고, 이것이야말로 내가 꿈꾸던 삶의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곧, 이러한 삶은 개발자, 디자이너, 작가와 같이 고유의 '기술'을 가진 자들에게나 허락되는 특별한 선물이라는 좌절감과 함께 현실을 자각하게 되었다. 

당시에 내가 생각했던, '기획자'에게 요구되는 주요한 역할 중 하나는 조직 내의 다양한 역할자들과 함께 논의하고 서로를 설득하며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조직과 물리적으로 떨어져서 무언가를 하는 것 자체가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꿈의 단어'로만 여기며 살아가던 어느 날, Covid-19이라는 팬데믹이 시작되었다.

회사에서는 팀을 3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3일씩 교대로 재택근무를 하는 "순환 재택 제도"를 시행하였다. 

반강제적으로 '디지털 노마드'의 삶이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 이러한 삶을 실현 가능케 하는 유용한 협업 서비스가 세상에 많아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1년 넘게 재택근무를 지속하면서 가장 유용하게, 자주, 사용하고 있는 협업 툴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Marimba (마림바)

유독 커뮤니케이션이 많은 기획자로서ㅡ

간단한 정보 전달이나 점검사항 확인 등은 음성 통화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실제 업무를 하다 보면 정보/자료를 함께 보며 논의해야 하는 일이 대다수이다. 이를 위해 '영상 통화 + 화면 공유'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해 보기도 했지만, 화면을 공유하는 나(기획자)는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고 설명을 할 수 있었지만- 화면 공유를 당하는(?) 팀원의 경우에는 자신의 의견을 구두로만 설명하게 되어 정보 전달력이 떨어지거나, 화면 공유 호스트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회의의 흐름이 끊어지기 일수였다.


회의실에 옹기종기 모여서 화이트보드에 서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펼치며 피 터지게 논의하던 경험이,

이제는 불가능해진 걸까? :(


우리 팀은 이 문제를 화이트보드 기반의 협업 툴을 활용함으로써, 해결했다!

먼저 마림바 보드에 논의하고자 하는 안건들과 그 내용을 패드 별로 정리하여 준비해두고, 팀원들을 보드로 초대하여 무료 영상통화를 하면서 안건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를 했다.

그 과정 중에, 내가 보기 좋게 정리해둔 보드 위에 팀원들이 펜 드로잉으로 낙서 아닌 낙서(!)를 할 때에는 살짝 정신이 혼미해지긴 했지만;;(ESTJ들은 이해하죠?;) 

아무렴 어떠한가? 실컷 논의한 결과를 다시 패드에 정리해서 공유하면, 그만인 것을 :)


마림바 보드 위에서 화상회의를 통해 개선안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


https://www.marimba.team/kr/blog/video-conference/



Slack (슬랙)


각 잡고 하는 회의가 아닌, 소소한 커뮤니케이션은 슬랙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채널을 활용하여 주제별로 구분하여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데, #notice #general #interesting 등 모든 팀원들이 공동으로 속해있는 채널도 있고. #designer #dev #seo #admin 등 역할자나 프로젝트별로 멤버 구성을 달리하여, 각자가 필요한 채널에만 조인하여 효율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

또한, 필요에 따라 채널을 public이 아닌 private으로 설정하여 비공개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다. #속닥속닥

꼭 채널을 private으로 설정하지 않고, 다수의 사용자들과의 DM(Direct Message)를 통해 비공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긴 하다. 하지만, 만약에 추후에 다른 멤버를 추가해야 할 경우에 'private 채널'에는 새로운 멤버를 추가해도 기존의 채널(및 이전의 대화 내용)이 계속 유지되지만. DM의 경우에는 새로운 멤버를 추가하면, 기존의 DM창과는 별개로, 새로운 멤버와 함께 하는 새로운 DM창이 생긴다는 점! 이 점을 유의해서 관리하는 것이 좋다:) #삽질을통해터득한꿀팁ㅋ 


아무래도 팀원들과 떨어져서 혼자 재택근무를 하다 보면, 외로움이 몰려올 때가 있는데..

그럴 때에는 슬랙에서 오고 가는 작은 스몰토크가 많은 위안이 되고, 함께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


이렇게 슬랙으로 자주 소통하다 보니, 수많은 채널과 대화 속에서 내가 진정 봐야 할 것을 놓치는 사태도 종종 발생한다. 

그럴 때에 유용한 기능이 바로 @mention이다!

개인을 호출할 때뿐만 아니라 @here @channel과 같이, 해당 채널에 속한 모든 멤버들을 호출할 수도 있다.

온라인 회의 시간이 다가올 때에, 회의를 위한 마림바 보드 링크와 함께 mention 한번 날려주면 모두가 제시간에 회의에 참석하는 아름다운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




Google Docs (구글 독스)


순간의 공유가 아닌, 지속적인 공유가 필요할 때에는 역시나 문서화가 정답이다!

'문서'라는 단어만 들어도, 학창 시절부터 지겹도록 사용한 Office 365 혹은 한글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하지만,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대인가! 힘들게 작성한 문서가 내 PC에서만 동작하고, 그 안에서 썩지 않도록.. 클라우드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문서를 조회/편집하고 다른 팀원들과도 공유할 수 있는 구글 독스 또한 없어서는 안 되는 주요한 협업 서비스이다. 전반적인 사용성이 기존에 애용하던 Office 365와 유사하고 (동일하진 않다), 다른 서비스와의 연계도 잘 되어있는 편이라서 다각도로 활용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정책서를 작성하거나, 사용자 data를 관리하기 위한 용도로 Google Sheet를 자주 사용한다. 작성한 문서를 Google Drive에 잘 저장해두었다가, 필요할 때에 살포시 꺼내어 보기도 하고. 마림바 회의 보드에 임베드해놓고, 팀원들과 회의할 때에 바로 해당 문서를 열어서 함께 보며 논의를 이어나가기도 한다.

그런 걸 보면, 역시... 엑셀을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는 아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엑셀만세



그 외


사실 이 외에도 Jira, Confluence, Notion, Miro 등 다양한 협업 툴을 유료로 사용한 경험이 있지만

아무래도 Jira와 Confluence는 개발자들과의 소통 및 작업 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경향이 훨씬 크고-

Notion과 Miro의 경우에는 다른 툴이 그 역할을 대체하게 되어, 지금은 업무에는 잘 활용하지 않는다.



기획자의 Nomad Life를 가능하게 해 준, IT의 발전이! 
그리고, 내가 그러한 IT 세상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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